왕이 되는 법

왕가의 전인적 공부법 - 조선 오백년 집권의 비밀
도현신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9월

어렸을땐 왕이라면 마음대로 먹고 노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왕처럼 고달프고 힘든 자리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왕의 자리에 오른다해서 고달픔이 끝나는것도 아닙니다. 신하들과 적절한 관계를 맺어야하고 때로는 신하를 견제할 필요도 있습니다. 백성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왕만큼 자유롭지 못한 자리도 없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왕가의 전인적 공부법>을 읽으니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집니다. 왕이 되려면 이렇게 많은 공부를 해야했다니 놀랍고 놀랍습니다.

 

조선의 왕자들은 보통 밤 11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고 합니다. 5시간에서 적게는 2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강, 주강, 석강, 야강 등 하루에 4번 서연을 했다고 하니 요즘 고3 수험생은 저리가라로 공부를 했습니다. 왕이 된 후에도 공부를 멈추지 않고 신하들과 경연을 해야했습니다. 단순히 경전을 읽기만 하는게 아니라 대신들과 함께 토론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 했다고 합니다. 정말 알면 알수록 왕의 자리는 힘들구나 싶습니다. 하긴, 왕의 자리의 위중함을 생각하면 이런 과정들이 당연하다고도 느껴집니다. 이런 탄탄한 세자 교육, 왕의 교육이 있었기에 조선 왕조가 5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높은 나라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요즘에 보면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공부만 잘하면 그 어떤 잘못도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얼마전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고려대 사건을 봐도 그렇고,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고는 부모에게 전화해서 이르고 부모는 당장 학교에 달려와 선생에게 막말을 해댄다는 아는 선생님의 고민을 들어봐도 그렇습니다. 내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더 없이 좋은 일이지만 공부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너무 위험합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가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추기를 바랄 순 없습니다.

 

조선시대 왕세자 교육을 들여다 보면 지금의 교육열과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강도 높은 교육을 시켰지만 지금의 그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왕세자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 덕, 체 교육을 고루 갖추고 있어 지식을 얻는것은 물론 덕을 쌓고 마음을 수련하는 다각적인 교육이었습니다. 요즘 비뚤어진 자식사랑을 잘못된 교육으로 실천하고 있는 부모들이 그 옛날 왕세자 교육을 보고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인성을 가르치고 덕을 가르치는 조선의 교육을 배워 익히면 사회가 시끄러워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