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2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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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라, 내일은 없는것처럼>을 읽고 부랴부랴 오소희와 JB의 남미 여행 두 번째 이야기인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집어들었습니다. 독한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고 아픈 목을 부여잡고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두 모자가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걸 느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볼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교통편이 편해야 한다는 사람, 숙소가 편리해야 한다는 사람.... 저는 숙소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숙소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숙소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을 아직 해보지 못했습니다. 오소희님의 책을 읽으면서 진짜 여행을 하려면 그런 스스로의 테두리를 버려야 한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래야 진짜 그곳의 '사람'을 만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1부 끝부분에 등장했던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를 경유하는 여행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커피 농장을 방문했던 콜롬비아,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수많은 볼거리들도 기억에 남지만 에콰도르 오타발로 근교 페구체의 작은 시골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오소희님은 영어를, JB는 바이올린을 가르치며 그곳의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누다 보면 내가 주는 것보다 더 큰것을 얻는다는 것을 누구나 이론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느껴본 사람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겁니다. 엄마와 함께 어려서부터 이런 경험들을 한 JB는 분명 마음이 풍족한 삶을 살아갈겁니다.

 

요즘은 여행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사람들을 만나는 여행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좋은 숙소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휴식같은 여행도 물론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진짜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여행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여행은 그저 나혼자만 편안히 쉬고 오는 휴식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규칙을 정하고 스케줄을 짜서 그대로 움직이는 여행에서 벗어나 큰 루트만 정해놓고 발길 닿는대로 인연 닿는대로 떠나는 여행도 해봐야겠습니다. 그러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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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1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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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오는것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요. 나의 완소 작가인 오소희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데이트를 앞둔 설렘처럼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를 읽기 전 오소희 작가에 대한 감상은 '세 돌 된 아들과 단 둘이 터키 여행을 했다니 용감무쌍한 엄마구나...'하는 단순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그만 흠뻑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나 아이를 대하는 마음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글은 어찌나 재미있게 쓰는지....

 

터키, 라오스, 아프리카에 이어 이번에는 90일에 걸쳐 남미를 여행했다고 합니다. 물론, 오소희 작가의 마스코트인 JB도 함께 했지요. 이번에는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을지, 그동안 JB는 또 얼마나 자랐을지,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려줄지, 책을 읽다말고 혼자 킥킥 거리게 만들 재미있는 이야기는 또 얼마나 많을지 터져버릴 풍선처럼 부푼 기대를 안고 그들의 남미 여행에 끼어들었습니다.

 

페루를 시작으로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칠레에서 다시 볼리비아를 거쳐 칠레에서 마무리된 남미 여행기 중에서 첫번째 책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에는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까지의 여행이 담겨 있습니다. 페루의 마추픽추, 볼리비아의 아마존, 브라질의 이구아수, 콜롬비아의 보고타 등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고 듣는것도 즐겁지만 JB에게 들려주는 각 나라의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페루의 잉카 문명, 볼리비아의 에보 대통령, 브라질의 독립과 룰라 대통령 등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열 살 아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은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내가 좋은 여행 에세이와 그렇지 않은 여행 에세이를 나누는 기준은 그 책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얼마나 책 속에 잘 녹여내는가 입니다. 오소희 작가의 책들을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중 하나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언제나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인 그녀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양한 가치 기준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을 편협하게 보고 살았던게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그동안 오소희 작가의 책들을 만날때마다 감탄하게 되는것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것은 JB의 말과 행동입니다. 세 돌이었을때도 그랬고 열 살이 된 이 책 속에서도 그렇고 어쩌면 저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감동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엄마의 세상을 보는 눈을 보고 배워 사랑하면서, 사랑 받으면서 자라서 그렇구나 짐작해봅니다. 나도 JB처럼 맑고 순순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어집니다. 그러려면 매일 매일 조금씩 마음에서 욕심을 덜어내야겠습니다.

 

남미 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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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낙엽
토머스 H. 쿡 지음, 장은재 옮김 / 고려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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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시시각각 마음이 달라집니다. '가족이 뭐 별건가'하는 생각을 했다가 '역시 가족밖에 없어'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내 마음에 따라 가족의 의미가 이렇게 극과 극을 달리는걸 보면 아직 나는 철이 덜 들었나봅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역시 가족이란 최후의 순간까지 내 편이 되어줄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가족이 없었다면 어렵고 힘든 순간은 견디기가 더 어려웠을테고 기쁜 일이 생겼을 때는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어 쓸쓸했을 겁니다. 그렇게 가족은 어려운 순간이나 기쁜 순간에 생각나는 존재입니다.

 

붉은 낙엽 위에 뾰족 지붕을 가진 집이 홀로 서 있습니다. 붉은 낙엽이 몇 개 위태롭게 달려있는 몇 그루의 나무가 그 집을 살짝 가리고 있습니다. <붉은 낙엽>의 표지는 어쩐지 음울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 책 속에는 표지만큼이나 위태로운 가족이 등장합니다. 사진관을 하는 에릭, 대학 강사인 아내 메러디스와 중학생 아들 키이스... 평화로워 보이는 가족이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서 모래위에 쌓은 성처럼 위태로워집니다.

 

키이스가 동네 꼬마 소녀 에이미네 집에 베이비시터를 다녀온 날 에이미가 실종되었습니다. 가장 늦게까지 에이미와 함께 있었던 키이스가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에릭의 가족은 위태롭게 흔들립니다. 에이미가 실종된 그날 평소보다 늦게 돌아온 아들 키이스를 에릭은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되고 미세한 균열이 가기 시작한 가족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폭풍에 휘말리게 됩니다. 낭비벽이 심하고 허세로 똘똘뭉친 아버지의 파산과 여동생의 죽음,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족의 붕괴를 겪었던 에릭은 두 번째 가족을 굳건히 지키고 싶지만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갑니다.

 

서서히 젖어드는 이슬비처럼 이야기는 내 마음을 서서히 물들여갑니다. 에릭의 가족이 겪게 되는 일들을 지켜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까, 에릭은 왜 이러는걸까, 키이스는 왜 이럴까.... 그저 안타깝고 안타까웠습니다. 가족을 지키고 싶어 발버둥치면 칠수록 가족을 늪으로 빠뜨리는 에릭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에릭을 중심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여동생이 있었던 첫번째 가족과 아내와 아들이 있는 두번째 가족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 서서히 보여줍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 속에선 어떻게 표현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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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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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의논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노력했지만 앞길이 보이지 않을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의 순간을 만날 때,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질때면 조언을 구하고 싶어집니다. 조언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 참고가 되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가족이 되었건, 친구가 되었건, 전문적인 카운슬러가 되었건 그렇게 어려운 순간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건 마음 든든해지는 일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속에는 그런 조언자가 등장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을 운영하던 할아버지가 동네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질문에 진지한 답변을 써서 벽에 붙여놓은 것을 시작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상담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어른들의 진지한 고민 상담까지 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고민이 적힌 편지를 읽고 진지하게 답을 하면서 할아버지는 삶의 활력을 얻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이 해 온 고민 상담이 과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혹여 부족한 자신의 답변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삶이 어긋나지는 않았을까 하는 염려를 하게 됩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서른 세번째 기일에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 상담을 했던 사람들에게 나미야 잡화점 앞으로 편지를 보내달라는 유지를 남깁니다. 나미야 잡화점이 미래와 연결되는 순가이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지요. 할아버지는 미래에서 온 편지를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나미야 잡화점에 엉뚱하게도 3인조 도둑이 숨어듭니다. 그들 앞으로 도착한 고민들... 도둑들과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 상담소는 어떻게 될까요. 

 

그간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본격 추리소설, 사회파 추리소설 장르 가리지 않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번 작품도 색다른 느낌의 소설이었습니다. 잔잔한 판타지 동화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하는 타입이라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쉼없이 쏟아내서 그의 작품이 출간되는 속도를 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작품이 많은만큼 읽고나서 실망하는 작품도 종종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워낙 좋은지라 국내 출간된 그의 모든 작품을 만났습니다. 그의 작품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즐거움에 실망한다 하더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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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카니발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 다니엘 홀베 지음, 이지혜 옮김 / 예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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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에는 다양한 나라의 미스터리 소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합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너무 친한 친구들> 등의 소설이 인상깊었던 넬레 노이하우스였습니다. 유럽쪽 추리소설은 일본과 영미권 추리소설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없었다면 넬레 노이하우스는 없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소설이 <신데렐라 카니발>이었습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원조격이 된다는 소설가의 작품이라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명의 여대생이 함께 살던 집에서 광란의 파티가 벌어지고 한 여대생이 참혹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됩니다. 살해당한 여대생은 캐나다에서 독일로 유학온 제니퍼 메이슨입니다. 범죄에 휘말려 트라우마를 겪은 여형사 율리아 뒤랑은 이 사건을 맡으며 1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합니다. 율리아는 범행 현장을 보며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율리아는 수사에서 제외되고 파티에 참석했던 남자들이 범인으로 검거됩니다. 2년 후 남자 대학생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2년 전의 사건이 재조명되게 됩니다. 율리아는 수사를 지휘하는데 2년 전 죽었던 제니퍼 메이슨이 나타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작품은 700만 부 이상 팔렸고 이 책의 주인공 율리아 뒤랑이 등장하는 뒤랑 시리즈는 55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이 책은 뒤랑 시리즈의 열 두 번째 작품으로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프란츠의 열성 팬이었던 스릴러 작가 다니엘 홀베가 출판사의 요청으로 미완성된 작품의 후반부를 완성했습니다. 지금은 율리아 뒤랑의 열 세 번째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고 합니다.

 

뒤랑 시리즈의 열 두 번째 작품인 <신데렐라 카니발>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출간된 이유는 아마도 프란츠의 유작이란 타이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리즈인만큼 첫 번째 작품부터 차례로 출간되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작품을 먼저 읽어도 지장은 없겠지만 율리아가 트라우마를 겪게 된 사건이 이 책에 잠깐 언급되는데 먼저 읽어 본 후였다면 율리아의 심정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국내에 어떤 책이 출간될지, 그 책에서는 율리아 뒤랑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부디 이번 책 보다는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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