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라, 내일은 없는것처럼>을 읽고 부랴부랴 오소희와 JB의 남미 여행 두 번째 이야기인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집어들었습니다. 독한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고 아픈 목을 부여잡고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두 모자가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걸 느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볼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교통편이 편해야 한다는 사람, 숙소가 편리해야 한다는 사람.... 저는 숙소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숙소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숙소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을 아직 해보지 못했습니다. 오소희님의 책을 읽으면서 진짜 여행을 하려면 그런 스스로의 테두리를 버려야 한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래야 진짜 그곳의 '사람'을 만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1부 끝부분에 등장했던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를 경유하는 여행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커피 농장을 방문했던 콜롬비아,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수많은 볼거리들도 기억에 남지만 에콰도르 오타발로 근교 페구체의 작은 시골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오소희님은 영어를, JB는 바이올린을 가르치며 그곳의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누다 보면 내가 주는 것보다 더 큰것을 얻는다는 것을 누구나 이론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느껴본 사람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겁니다. 엄마와 함께 어려서부터 이런 경험들을 한 JB는 분명 마음이 풍족한 삶을 살아갈겁니다.
요즘은 여행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사람들을 만나는 여행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좋은 숙소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휴식같은 여행도 물론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진짜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여행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여행은 그저 나혼자만 편안히 쉬고 오는 휴식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규칙을 정하고 스케줄을 짜서 그대로 움직이는 여행에서 벗어나 큰 루트만 정해놓고 발길 닿는대로 인연 닿는대로 떠나는 여행도 해봐야겠습니다. 그러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