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Off The Record - 가장 뜨거웠던 네 남자의 비하인드 스토리
국윤성 지음 / 우리들의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꼼수다' 팟캐스트를 처음 접한건 친구를 통해서였습니다. 만날때마다 나꼼수, 나꼼수 얘기하는 그 친구 때문에 대체 그게 뭐길래 그렇게 홀릭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친구 스마트폰으로 살짝 들어본 나꼼수의 첫 느낌은 '뭐가 이렇게 시끄럽고 유치해...'였습니다. 요상한 음악이 흐르기도하고 네 남자의 시끄러운 웃음 소리에 '이게 뭐야... 시끄럽잖아' 그랬었습니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혼자 등산을 하면서 심심하길래 '나는 꼼수다'나 들어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한 편, 한 편 들으면서 그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그동안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진실들을 입에 담는 그들을 보면서 통쾌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팟캐스트가 업로드 되기만을 고대하면서 한 편, 한 편 아껴가며 들었습니다. 처음엔 유쾌하고 무한히 가볍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던 그들 주위에 점점 어두운 기운이 스며드는걸 느끼면서 안타까웠고 안쓰러웠습니다. 봉도사의 구속, 멤버들에 대한 고소.고발, 그들 주위를 압박하는 상황이 어이없고 슬펐습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제대로 된 세상인지....

 

폭풍같았던 2012년이 지났고 더는 '나는 꼼수다'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책도 다시 읽어보면서 되짚어봅니다. 뜨겁고 아팠던 한 해를... 그들은 정말 불꽃처럼 타올라서 산화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꽃 같았던 그들의 이야기의 뒷면을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나는 꼼수다 Off the Record>를 읽었습니다. 벙커를 오픈하기 전에 녹음했던 녹음실의 엔지니어인 저자가 본 나꼼수의 이야기를 살짝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날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에 못미쳐서 아쉬웠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왜 그다지도 힘든 길을 선택해서 걸었을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기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굳건하게 그 힘든 일을 끝까지 견디어낸 이유가 무얼까. 그 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한없이 고마워서 미안했습니다. 그들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그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제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미스터리 팬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시마다 소지가 탄생시킨 점성술사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 괴짜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와 그의 곁을 지키면서 그의 활약을 글로 남기는 이시오카 콤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소식은 기쁘기 그지 없었습니다. 시마다 소지 자신이 가수, 트럭 기사, 점성술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던지라 그 경험이 고스란히 소설 속 캐릭터에 묻어납니다.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는 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미타라이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가볍게 읽기에 좋습니다.

 

첫번째 작품 '숫자 자물쇠'에서는 마음이 아프지만 사건 해결을 위해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미타라이의 마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질주하는 사자'에서는 눈 앞에서 사라진 사람이 엉뚱한 곳에서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베일에 싸여있는 미타라이의 과거를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편에서는 한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이라고 기억하고 지내던 사건 뒤에 감추어져 있던 진실을 알려주는 미타라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그리스 개'에서는 유괴 사건을 멋들어지게 해결하는 명탐정 미타라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점성술사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의 겉으로는 시니컬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건을 전체적으로 보고 나면 단번에 척척 해결해내는 모습이 조금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말이지요. 단편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좋았지만 이야기가 짧다보니 깊은 맛이 덜 하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음에는 긴 이야기 속에서 깊이 고민하고 깊이 상념하는 명탐정 미타라이를 보고 싶습니다. 가끔은 실수하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명탐정 하면 떠오르는 홈즈와 왓슨 콤비처럼 미타라이와 이시오카 콤비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을 한 번도 떠나서 살아 본 적이 없는 내게 언제가부터 꿈이 하나 생겼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작은 집을 짓고 흙을 밟으며 살고 싶다는 꿈 입니다. 소박하게 집을 지어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을 꿈꾸면서 지금의 복잡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 볼 겨를 없이 흙 한 번 밟아 볼 여유 없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조금씩 지쳐갑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주위에서는 '네가 시골에서 살아보지 않아서 그래....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데...' 라면서 걱정스러운 말들을 합니다. 정말 내가 그럴까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결론은 그래도 나는 자연과 가까이 하면서 살고 싶다였습니다.

 

요즘에는 주위에서 이런 꿈들을 실현해가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와 관련된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걸 보면 나같은 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습니다. 귀농, 귀촌을 한 사람들, 깊은 산 속에 묻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조금은 외떨어진 곳에서 작은 가게를 하면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몹시 부러웠습니다.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는 방학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살고 온 용감한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방학 동안 잠시 학습지, 공부, 학원과 거리를 두고 제주도의 자연을 만끽하고 돌아온 아이들의 이야기는 행복했습니다. 용감한 엄마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방학동안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데 이렇게 국내의 어느 곳에 가서 방학동안 지내고 온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까요...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간다는건 생각했어도 이렇듯 국내에서 자연 속에서 연수를 한다는건 생각 해 보지 못했습니다. 해외에 가서 영어를 배우는 것도 큰 경험이 되겠지만 이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도 큰 추억과 경험이 될겁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놀고 마음껏 책을 보고 엄마와 마음껏 뒹굴었던 시간들이 아이의 삶을 풍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은 생각만큼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렇게 제주도에서 얼마간 살다가 올 수도 있고 조금만 어깨의 짐을 덜어놓으면 당장에라도 실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꿈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그 꿈을 향해 가야겠습니다. 이 책도 그 꿈으로 가는 길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 줄거라 믿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궁녀의 하루 - 여인들이 쓴 숨겨진 실록
박상진 지음 / 김영사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하게 볼 수 있는 역사서 속에서는 궁녀의 이야기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간혹 내관의 이야기는 볼 수 있기도 한데 궁녀의 이야기는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궁녀의 하루>는 그동안 흔하게 볼 수 없었던 궁녀들을 주인공으로 다룬 책이라 흥미로웠습니다. 궁 안의 살림을 도맡아서 했던 궁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궁궐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비밀로 가득한 궁궐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만났습니다.

 

책은 세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하루로 읽는 조선 궁녀의 일생'에서는 기옥과 서향, 상궁 조두대의 일생을 통해 본 궁녀의 일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함께 죽음을 맞아야 했던 기옥과 서향, 영화로운 일생을 누렸지만 사후에 연산군의 보복으로 인해 참혹한 지경에 이르게 된 상궁 조두대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2부 하루 일과에서 스캔들까지 궁녀의 모든 것'에서는 궁녀의 일과, 선발 과정, 궁녀들의 재테크 등 다양한 궁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고 '3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궁녀 이야기'에서는 8명의 궁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궁녀는 하룻밤 승은을 입어 입신양명의 꿈을 이루거나 궁궐 속에서 암투를 벌이는 모습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죽어서나 궁궐을 나갈 수 있고 임금의 사랑을 받더라도 잊혀진 후궁이 되어 쓸쓸히 늙어가기도 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는 자기 삶의 주인공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만난 궁녀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직급에 따라 월급을 받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커리어 우먼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압축적으로 만나는 일은 가끔은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열심히 살았던 그녀들,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져간 그녀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내 삶의 주인공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새삼 돌아봅니다. 역사 속에서는 주인공이 아닐지언정 주어진 자신의 삶에서는 누구나 다 주인공입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았던 그녀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답고 지적이며 상냥한 여자와 멋지고 능력있고 젠틀한 남자... 겉으로는 완벽해만 보이는 커플이지만 알고보니 힘든 일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그러면 그렇지 하고 괜시리 위안을 삼았던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 실상으로도 완벽하다는걸 알았을때도 멋지다 감탄하고 나도 저런 멋진 커플이 되고 말테야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이렇든 저렇든, 그들의 실제모습이 어떻든 완벽한 커플을 보는 일은 참 재미있습니다.

 

에이미의 부모님은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시리즈를 내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성공을 기반으로 탄탄한 경제력을 갖게 됩니다. 완벽해 보이는 만인의 알파걸 에이미는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신문기자 닉과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완벽해만 보이는 에이미와 닉 부부의 평화로운 날들은 그들의 결혼 5주년 기념일에 망가져버립니다. 곳곳에 숨겨놓은 힌트로 선물을 건네곤했던 이전의 결혼기념일처럼 이번 결혼기념일에도 숨겨놓은 힌트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다만 아내 에이미가 없을 뿐...

 

사라진 에이미를 찾기 위해서 닉과 에이미의 부모님, 경찰이 총 출동되고 곳곳에 숨겨진 단서를 발견할 때마다 닉에게 의심의 눈길이 집중되어갑니다. 흥건하게 고여있는 에이미의 혈흔, 숨겨져 있던 에이미의 일기.... 단서들이 가리키는것처럼 닉에게는 에이미를 살해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에이미는 과연 실종 된 것을까요, 살해되어 어딘가에 유기된 것일까요...

 

이야기는 닉의 관점과 에이미의 일기가 교차로 진행됩니다. 닉의 이야기는 에이미가 실종 된 날부터 시작되고 에이미의 일기는 닉을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실종되기 전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이야기가 교차점이 없이 각기 진행되다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교차하고 닉의 혐의를 짙게 만들면서 최후의 클라이막스까지 쉼없이 달려갑니다.

 

잘 짜여진 미스터리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듭니다.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 또한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들었고 책장을 덮고 나서는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했습니다. 잘 짜여진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미스터리 팬에게는 익숙한 전개라고 볼 수 있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를 어떤 영상으로 담아냈을지 기대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