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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절 - 당신도 가끔 내 생각하시나요?
신철 글.그림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참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랑'이 있습니다. 이성 간의 사랑, 동성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존경을 넘어선 타인에 대한 사랑까지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 만큼의 다양한 사랑이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나에게도 많은 사랑이 있습니다. 꼬꼬마 시절에 나중에 크면 꼭 결혼하자고 약속했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꼬마, 사춘기 시절 혼자서 흠모했던 선생님, 설레였던 만큼 아팠던 첫사랑, 편안하고 안락한 남편과의 사랑.... 그런 이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마냥 받기만 했던 부모님의 사랑, 막내라 항상 돌봄을 받았던 형제간의 사랑, 20년의 세월을 덤덤하게 곁을 지켜준 친구와의 사랑... 그런 수많은 사랑이 나를 존재케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수의 시절>을 보면서 많은 '사랑'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이 책은 그냥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 때문에 행복하고, 사랑 때문에 아프고 힘들다가 그 사랑을 가슴에 묻는 과정이 잔잔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글보다 더 마음을 끌었던건 많은 그림들이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색감으로 마음을 잡아 끄는 그림을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림을 먼저 한참을 감상한 후에 글을 읽었습니다. 그림이 내게 말을 거는듯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색감이 가득 한 그림을 보고 있자니 눈이 싱그러워집니다. 단순한 느낌의 그림이 자꾸만 마음을 끄는 이유는 그 색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순수한 그림과 글을 보고 있자니 오랜만에 순수한 그 시절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랑 때문에 웃고 사랑 때문에 울던 그 시절.... 그 시절이 아련하기는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평온하고 잔잔한 사랑이, 조용히 함께 늙어갈 그런 사랑이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괜스레 곁에 있는 남편을 꼭 안아주고 싶어지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