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나무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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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꽃과 나무들이 좋아졌습니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면 꽃과 나무가 좋아진다더니 나도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화원 옆을 지날때면 가게 앞에 늘어놓은 꽃나무들을 유심히 보게되고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꽃을 보면 그 정체가 뭘까 궁금해집니다. 데이트를 하더라도 휘황찬란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심 한복판 보다는 나무와 꽃, 물이 있는 교외를 선호하게 된걸 보면 정말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그런 이유로 나무 도감이나 야생화 도감을 구입해서 종종 들여다 봅니다. 들로 산으로 놀러갈땐 가끔씩 도감을 들고 가서 눈앞에 있는 꽃과 나무가 어떤건지 도감을 들춰보기도 합니다. 제대로 찾은 경우는 많이 없지만 말이죠. <열대나무 쉽게 찾기>를 읽고 보니 내가 갖고 있는 도감의 아쉬운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책은 열대나무의 잎 모양을 기준으로 분류를 세분화해서 싣고 있는데 무언지 모르는 열대나무를 잎 모양 등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도감들도 이런 식으로 분류를 세분화 해서 싣고 있으면 나무 이름, 꽃 이름을 찾기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넓은잎나무, 야자나무, 바늘잎나무로 크게 분류해 놓고 나무의 모양, 잎의 모양, 잎이 달리는 방법, 톱니의 유무 등으로 다시 세분화 해서 총 736종의 열대나무를 분류해 놓았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판형의 책이라서 여행시에 휴대하고 이름모를 열대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것같습니다. 책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사진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는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나무의 사진 뿐만 아니라 꽃, 열매, 잎 모양, 특징이 될 만한 사진들을 함께 싣고 있어서 책을 보는데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운 열대나무도 발견했습니다. 샐러드바 같은데 가면 나오는 열대과일이 있는데 그동안 이름이 뭔지 몰랐는데 이 책에서 그 열매를 발견한거죠. 열매 이름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조카들이랑 외식하러 가면 잘난척 좀 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의 한 권인데 열대나무 외에도 여러가지 주제의 책이 나와있더군요. 우선 <야생화 쉽게 찾기>부터 한 권 장만해야겠습니다. 야생화 도감을 갖고 있지만 이름모를 야생화 찾기에는 이 책이 훨씬 좋을것 같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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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감옥 - 시대와 사람, 삶에 대한 우리의 기록
이건범 지음 / 상상너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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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할머니와 부모님은 가끔씩 내게 대학에 가서도 데모하고 그러면 안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 대학생이 되려면 몇 년이 더 있어야 하는 내게 그런 당부를 하셨던걸 보면 할머니와 부모님의 걱정이 컸던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생의 데모가 그만큼 흔한 일이었기 때문일겁니다. 그 시절은 학생들을 가만히 공부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요즘은 화염병이나 최루탄 등이 보이지 않는 촛불시위나 평화로운 행진 등으로 시위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80년대만 해도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시위는 그야말로 전쟁을 불사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밤낮 없이 학생들이 시위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고 강경진압, 고문으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민주화를 요구하며 분신하는 대학생들도 왕왕 있었으니 부모님들의 걱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 부모님들의 염려와는 무색하게 내가 대학에 갔을땐 분위기가 많이 차분해진 후였습니다. 크게 시위하는 일도 없었고 가끔 학생회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는 정도였는데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더라도 비겁한 나는 뒤에 물러나 있으면서 자괴감에 빠졌을것만 같아서 그 시절을 빗겨간게 다시 생각해도 다행이다 싶습니다.

 

<내 청춘의 감옥>은 그런 처절했던 시절을 보낸 이의 유쾌한 기록입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두 차례 감옥살이를 했던 저자의 경험을 쓴 글인데 내용이 내용인지라 처음엔 비장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곧 푸푸거리며 웃고 말았습니다. 힘겨웠을 감옥살이를 어쩌면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냈을까요. 이런 징역살이라면 할 만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언뜻 들 정도였으니 말이죠. 끈을 이용해 옆 방 사람과 물건을 주고 받거나 종이를 이용해 각종 가구를 만든 일, 난로가 있는 겨울엔 한정된 재료로 각종 찌개를 끓여 먹은 일, 환갑을 맞은 선배를 위해 감옥 안에서 술을 빚은 일... 교도소가 이렇게 자유로운가 싶게 재미있는 일화가 많았습니다.

 

물론 교도소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겠지요. 그럼에도 이 책이 유쾌, 발랄한건 저자의 밝고 유머러스한 성격이 크게 작용했을거라 짐작해 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각주가 필요한 사항은 뒷부분에 따로 설명을 곁들였는데 차근 차근 읽어가다 보니 치열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에 대한 무자비한 횡포, 군부독재에서 벌어졌던 탄압과 공포정치,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뇌와 방황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회에 대해, 정치에 대해, 개인의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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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개항부터 해방 후까지 역사를 응시한 결정적 그림으로, 마침내 우리 근대를 만나다!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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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과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때만해도 국사 교과서에 근대사 부분은 극히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시기인데도 건성으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사는 아주 먼 얘기만을 상세히 다루나보다 하고 생각했고 근대사 부분에서는 시험 출제가 많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홀히 넘어갔었습니다. 오히려 대학에 들어가고 국사 수업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되고 우리 근대사의 아픔과 슬픔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을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라는 책을 통해 미리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만난 다양하고 아름다운, 때로는 슬픔이 느껴지는 그림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함 뿐만 아니라 세상 모르는 아이들의 천진함도 엿볼수 있었고 그 시절의 풍속도 그림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책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을 통해서도 또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가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떠도는 한국 근대 관련 그림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 화가들이 그린 그림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국내외 신문기사, 문헌 등의 자료도 함께 모아서 4년의 집필과 수정을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1898년에 그린 <서울 풍경>이란 휴버트 보스의 그림을 통해 당시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위풍당당한 관료의 초상화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는 고종 황제의 초상화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정치상황을 느껴볼 수도 있었습니다.

 

책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정치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도공의 모습이라던가 모던걸이라 불리던 변동림과 시인 이상의 사랑등도 다루고 있어 다양한 근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내게는 주제가 없이 너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이에게는 그 부분이 장점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을 읽는 동안 힘겨운 시절을 살아야 했을 조선말 왕실의 사람들과 가난한 시절을 견뎌내야 했을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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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 타이완 희망 여행기
이지상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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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희망여행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앞에 두고 생각해보니 '타이완'이라는 나라에 대해 그다지 아는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걸륜의 나라라는게 제일 먼저 떠오르고, 어쩐 일인지 야시장도 떠오르고,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대만과는 외교관계를 끊어 양국의 감정이 그리 좋지 않았던것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언젠가는 타이완의 야시장을 섭렵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죠.

 

이 책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를 읽게 된 이유는 '타이완'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라기 보다는 책의 저자가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다시금 일어설 힘을 얻기 위해서 떠난 여행이라는 이유가 더 컸습니다. 힘든 일을 털어버리기 위해, 다시금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한 여행지가 타이완이라니, 그 나라에는 어떤 매력이 있어 힘든 사람에게 행복해 질 힘을 주는지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어쩌면 나도 더 행복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20년 전 떠났던 첫 해외여행지가 타이완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타이완을 다섯 번 더 찾았고 이번이 여섯 번째 타이완 여행이라고 하니 타이완 여행의 고수라 하겠습니다. 저자는 한 달 일정의 타이완 여행의 첫날을 20년 전 묵었던 포르모사 호스텔에서 묵습니다. 그 곳에 가면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갈 것만 같아서였죠.결과는 헤어졌던 첫사랑을 다시 만난듯 쓸쓸해지고 말았지만 그 후로도 추억을 더듬는 일을 멈추지 않습니다.

 

타이완의 곳곳을 다닌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내 시선이 머문 곳은 타이완의 먹거리와 야시장이었습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예전 보다는 야시장이 훨씬 조용해졌다고 하는데 그곳의 풍성한 먹거리들은 내 시선을 빼앗고 맙니다. 점점 타이완에 가야할 이유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가 타이완에 간다고 해도 저자가 느끼는 애정만큼의 호감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타이완의 야시장을 구경하며 거닐고 타이완 사람들의 웃음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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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보경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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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어린 왕자>의 저자인 생텍쥐페리가 비행기 조종사였다는건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책이 무어냐고 물으면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어린 왕자>를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날 비행에 나섰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그에 대한 신비감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나에게는 신비감을 더해 준 실종 사건이지만 생텍쥐페리의 가족에겐 가슴이 아픈, 슬픈 일이라는걸 생각지 못했습니다.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1900년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파스텔로 풍경화와 초상화를 그렸고 프랑스 화가 미술전에서 우승을 하기도 한 어머니 마리와 보험회사 감독관으로 근무했던 아버지 생텍쥐페리 자작 사이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1904년에 아버지가 뇌출혈로 사망한 후에는 외가와 친가의 친척집을 전전하기도 했지만 어머니 마리와 각별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합니다. 해군 사관학교 입학을 꿈꾸지만 실패하고 스트라스부르 공군 비행연대에 자원하면서 비행기 조종사가 됩니다.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생텍쥐페리의 유년시절부터 비행기 조종사로 지내다 실종되기 직전까지의 편지가 들어있습니다. 대부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이고 형제들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도 몇 편 실려있습니다. 세계적인 대작가의 어린시절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어머니에게 편지를 자주 보내달라고 투정부리고 용돈을 보내달라고 조르는 생텍쥐페리가 귀엽게 느껴집니다. 성장한 후의 편지가 극히 적다는 점과 편지 내용의 연속성이 부족하다는건 아쉬웠습니다. 편지를 보냈을 때의 생텍쥐페리의 상황과 그 후의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사후에 출간되는 개인적인 기록물을 볼 때면 읽는 나는 재미있지만 작가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라면 내일기나 편지가 공개되는건 절대로 원하지 않을것 같은데 말이죠. 하긴, 나는 글솜씨가 꽝이라 부끄러워 그런거지만 대작가들은 문장에 자신이 있으니 좋아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생텍쥐페리의 어린시절을 만날 수 있어서 즐겁고 반가웠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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