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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쥐뿔 좀 있어 보려고요 - 이제 막 연애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여성들이 꼭 읽어야 할 "경제 개념 바이블"!
송지연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경제 관련 자기계발서들은...
읽다보면 "이대로 살면 정말 잘 살겠지만, 정말 그렇게 살다가는 스트레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을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이고, 로보트가 아니기에 내게 아무리 좋은 거라고 해도 프로그래밍되는 대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자기계발서는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이랄까.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마구 늘어놓고 안 그렇게 하면 너는 어떻게 될 거다. 패배한 인생이다. 그러고 잘 먹고 잘 사나 봐라..라는 식으로 가슴에 바늘을 쿡쿡.. 아니, 창을 콱콱 쑤셔박는다.
읽다가 짜증나서 던져버리고 싶은 느낌이 확확!
그리고 기준점이 높은 것도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에 툭하면 뭘 어떻게 계획적으로 분배하라..는 식으로 말을 많이 하는데.. 월급이 쥐꼬리 반토막인 나로서는 돈을 운용할 여지가 적기 때문에 미리 돈을 정해놓고 통장을 구분해서 관리해라,10만원은 쇼핑비로, 10만원은 경조사비로, 10만원은 전화비, 20만원 교통비, 잡다한 생활비는 30만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힘들더라도 꽉 쫄라매자! <<같은 말을 읽으면 뭐냐-_-그게 쫄라매는 거냐-_-택시는 일년에 한두번 탈까말까 하고, 버스도 1000원이나 되는 이 시점에 30분 거리 정도는 영하의 날씨를 뚫고 걸어가고, 전화비는 2만원에서 많아도 3만원은 넘지 않도록 최소한의 통화만.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한 달 4번 이하로 하지 않으면 나는 돈이 전혀 남지 않는다. 쇼핑도 마찬가지로 일년을 총 통틀어도 3~40만원은 넘지 않는다. 나라고 그렇게 살고 싶어서 궁상을 떠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월급으로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자금 이자 갚기, 부모님 집에 돈 대드리기, 집유지비 같은 것을 생각하면.
그래서 그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오고, 나는 경제개발 자체가 불가능하구나...ㅠ_ㅠ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먼저 실례를 제시해줘서 읽으면서 "아..이 사람, 이렇게 살아서 후회했구나.""이렇게 계획을 세워서 성공적이구나.""그래그래. 상황이 이렇다면 어쩔 수가 없지.""나같이 사는 사람도 있구나. 자기한테 맞춰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구나."
낙관적인 희망들을 그냥 늘어놓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한계를 분명히 직시하고, 또 그 한계 때문에 무조건 다 내팽개치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줬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학자금 안 빌리고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 지원 하에 대학교 다니면서도 생활비 걱정하지 않고, 사교육까지 모두 지원 받고 결과적으로 대기업에서 보란듯 다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쎄고 쎘지만, 나같은 사람도 쎄고 쎘다는 생각이 들어 위로가 좀 됐다고나할까...ㅋㅋ
어떤 사람은 초봉부터 8천씩 받고, 어떤 사람은 1천도 안되어 근근이 사는데, 누구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대로의 방법을 찾아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줬다는 게 참 좋다!
나도 쥐뿔 좀! 있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