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맘에 안 들어 - 엣지작렬 싱글女와 명품간지 기혼女의 발칙한 반란
제인 그린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라이프 스와핑이라는 것,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지 않을까나.

사실 이 책이 맘에 들었던 것은 어쩐지 자극적일 것 같은 소개문 때문이었다.

"유부녀와 바꿔 산다?! 그 남편하고도 자는 건가요?" 라는 광고문은 낚시인줄 알면서도 덥썩 물게 되는 심리를 제대로 찔렀다.

 

만약에 정말로 저게 굉장히 중요한 내용으로 스토리가 진행됐다면, 솔직히 흥미진진해 하기보다는 기분 나빠서 읽다말고 내던졌을지도 모르겠다. 밑밥이 낚시용으로만 쓰여서 다행이었다. 그보다는 삶에 대해 정말로 중요한 게 뭔지를, 싱글녀와 유부녀가 서로의 삶을 바꿔 살면서 깨닫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정신적 깨달음을 늘어놓지도, 이게 정당하다느니 저게 정당하다느니 하는 강압적인 시선도 없었다. 과연 칙릿. 조금은 시니컬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볍고 흥미롭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직장인인 내가 고작 하루만에 다 읽었다면 얼마나 술술 읽히고 재밌었는지 이해가 되려나.

 

미국과 영국의 차이에 대한 농담은 솔직히 80%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미국인들은 웃을지 몰라도, 한국인인 내게는 전혀 와닿지 않았다.) 명품과 거대 주택, 그리고 메트로 폴리스에서 승승장구하는 직장 여성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적절히 활용해서 읽는 내내 유쾌하면서도 공감이 갔다.

 

내 삶을 동경하는 이상형과 바꿔서 산다면 나는 <역시 내 삶이 맘에 들어!>하면서 돌아가려나, 아니면 자극을 받고 <이대로 살순없어!>라고 하려나. 아니면 그냥 한때의 환상에 젖어서 헤어나오지 못하느라 현실에 대해 절망만 할지도.

 

사실, 내보기에는 둘다 "누구나 부러워 할 법한" 삶을 사는 여자들이다. 그러니 서로의 삶에서 깨닫는 부분도 많았을 것이다. 만약 어느 한 쪽이 지지리궁상으로 살면서 허구헌날 눈물 짤 일을 당하며 지냈었다면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흘러갔을지도 궁금하다. 여하튼, 칙릿소설다운 칙릿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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