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부르는 그림 Culture & Art 1
안현신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그림과 설명이 있는 책은 언제 읽어도 좋은 것 같다. 코코아를 후후 불어가면서 읽으면 눈도 마음도 입도 즐겁다. 봄비가 사박사박 내리는 요즘, 자꾸 사랑이 그리워지는 듯 가슴이 몽클몽클 거리는 때 읽으면 더 좋은 책.

 

키스-라고 하면 어쩐지 kiss me darling kiss me kiss me tonight~ 하는 노래와 함께 달콤하면서도 저릿한, 섹슈얼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TV에서 많이 다루기에 익숙해진 그런 키스 뿐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키스는 참 다양하다. 또 화가들은 그런 다양한 키스를 놓치지 않고 잡아내 화폭에 담았다. 때론 신화 속에서, 때론 소설 속에서, 때론 자신의 경험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입맞춤을 그 맥락과 함께 담거나,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담아냈다. 이 책은 그런 여러가지 키스에 대한 그림을 다뤘다. 아, 조각도 다루었고 말이다.

 

가장 기억나는 키스 두 작품만 고르자면,

 

카미유 끌로델의 키스, 허물어지는 듯한 포즈의 여자와 그녀가 기댄듯 서로 안고 있는 남자 간의 키스는 소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재회한 기쁨이 넘칠 상황인 원작의 스토리와 달리, 여자는 어딘지 모르게 피곤하고 지쳐보이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받쳐주며 부탁이라도 할듯한 포즈다. 로댕의 연인으로 단물만 빨리고 정신병원에 갇혀 있어야 했던 그녀의 삶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았다. 화가의 삶이 같이 설명되어서 작품 또한 잘 이해가 되었다.

 

jean leon Gerome의 그림,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의 키스는 신화적인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아직 다리는 석상이지만, 인간의 온기를 얻은 갈라테이아는 허리를 굽혀서 매달리는 피그말리온에게 키스를 해주고 있다. 피그말리온의 열렬한 기도를 아프로디테가 들어주어 석상인 갈라테이아는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인데, 어쩐지 사랑의 주체가 피그말리온이 아닌 갈라테이아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림이었다. 너는 내게 사랑을 바치지만 그것은 받아주는 것도, 받아주지 않는 것도 나의 선택에 따른 거야. 그런 생각이 드는 그림이었다.

 

이외에도 로트렉의 <쾌락의 여왕> -포스터 형식에 담긴 화가의 언어,

뭉크의 <키스>-서로에게 함몰되어 있음에도 평안보다 불안이 더한 느낌,

로이 리히텐 슈타인의 <키스> - 만화의 한 장면을 만화답게 작업하여 고급 문화로 만들다? 팝 아트를 좋아하지도 않고 이해도 잘 못하지만 설명과 함께 읽으니 어딘지 납득이 조금 갔다.

 

아쉬운 점

 * 세부를 확대해서 실을 때는 아예 좀 더 크게 확대해줬으면 좋겠다. 전체 그림과 세부 확대 그림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서 그냥 페이지만 잡아먹은 듯한 느낌이었다.

 * 근거가 충분했다면 설명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더 있지 않았을까. 그림에 대해서 <느낌> 위주로 설명을 해주었는데 학문적일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저자의 개인적인 feel이 중심이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