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은 거대한 바다 위에 버티고 선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뭍이었고
작은 우주였다.
어민들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간 작가 김준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이제껏 이처럼 섬의 과거와 현재를 인문학적으로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 있었을까?
해와 달이 만들어낸 ‘생태시간’에 섬과 섬사람들이 일구어나가는 삶의 흔적은 때론 눈물 나도록 처연하고 때론 가슴 벅차도록 감동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갯벌에서 꼬막을 캐고, 염전에서 소금을 긁으며 겸허와 감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섬사람들을 닮고 싶어졌다.
<섬문화 답사기>를 덮고 나서야 비로소 섬이 ‘섬’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섬의 역사를 되짚어가며 나도 섬사람이 되어 마음을 비워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섬이 단순한 관광지로 전락해가고, 어떻게든 ‘개발거리’를 찾아내려 눈에 불을 켠 건축업자들이 많은 요즘이다.
부디 그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의 작은 우주인 섬을 있는 그대로 지키며 사랑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