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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돼지 씨앗
사사키 마키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5년 1월
평점 :
#서평도서 『늑대와 돼지 씨앗』 #책스타그램

늑대와 돼지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언제나 늑대는 나쁘고,
돼지는 착하며,
동물의 특성상 돼지가 늑대에게 당하는 뻔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다.
이 그림책을 읽기 전까지만 말이다.
『늑대와 돼지 씨앗』을 읽고 나면 어쩌면 당연한 자연의 순리 또한 고정관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1987년 출간하여 3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매력 때문인 것 같다.
언 듯 제목만 생각하면 자연의 순리대로 착한 돼지와 돼지를 잡아 먹는 나쁜 늑대의 이야기가 연상되겠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면 작가 ‘사사키 마키’의 신선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위트에 빠져든다.
‘아주 느려서 단 한 번도
돼지를 잡아먹지 못한 늑대는
여우 박사에게서 돼지 씨앗을 받자마자 곧바로 땅에 심는다.
여우 박사가 알려준 대로
빠르게 쑥쑥 자라는 약을
날마다 뿌려 주자 돼지 씨앗은
금세 부쩍부쩍 자라 나무가 되고,
머지않아 열매가 달리는데...’
돼지보다 느린 늑대의 소원은 돼지 통구이를 배불리 먹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도 모두 잘하는 것이지만 나만 못하는 것이 있기도 하며
남들과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늑대는 빠르고, 돼지는 느리다는 것
이 또한,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빠른 돼지와 느린 늑대도 있을 것이고, 착한 늑대와 나쁜 돼지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열매 대신 돈이 열리는 나무는 생각 해본 적이 있지만 돼지가 열리는 나무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 무장해제 되어 아이와 함께 웃음이 빵 터졌다.
어찌보면 늑대가 돼지를 잡아 먹는 것은 동물의 세계에서 자연의 순리이기에 당연한 것이지 않은가?
하지만 언제나 돼지를 잡아 먹으려는 늑대를 나쁘게만 생각했는데 『늑대와 돼지 씨앗』에 등장하는 어설프고 느린 늑대를 놀리는 돼지를 보고 있자니 오히려 오해받는 늑대를 응원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늑대와 돼지 씨앗』을 몇 번 읽고 다시 읽을 때는 아이가 먼저 책의 내용을 전부 반대로 읽어 달라고 제안해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의 폭이 많이 넓어진 느낌이 들어 좋았다.
아이와 함께 읽고 아무리 정해진 자연의 섭리라 할지라도 생각의 틀을 깨고 생각해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알려주고자 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bookbank_books (북뱅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늑대와 돼지 씨앗
사사키 마키 글.그림
203x261mm
양장본, 28쪽, 원,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