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를 리뷰해주세요.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력의 속살에는 그래서 약간의 비린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인지 모른다 . 삶은 원래 그런 것인가? 이런 처연한 느낌이 들 때 나는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 한 구절을 마음속으로 읊조리곤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 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 p 304 -



정계와 방송에서 입 바른 소리 하기로 이름난 정치인 중에 특별히 한 사람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사람이 있다. 달변가이며, 진보 정치를 펴는 것 이 눈에 틔는 인물인 유 시민 전 의원이 먼저 떠오른다. 저자가 < 대한민국 개조론 > 이후 이번엔 헌법을 화두로 정치 이야기를 펼쳤다.


자신의 소신이 담긴 글을 마음껏 쓰는 행복을 희망으로 삼는, 저자 유시민의 생각과 논리를 담은 이번 에세이는 그동안 정치 일선에서 느꼈던 지난날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헌법을 읽어 내리며 느끼는 새로운 시각의 헌법 분석을 소상하게 담아냈다.


저자가 헌법 읽기를 제안 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점검해서 생각해야 할 일들이 모두 헌법과 관련이 있음을 펼쳐 보인다. 또한, 진보와 보수의 차이도 설명하기도 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그 대책을 짚어보고 있는 글이 많다.


< 후불제 민주주의, 유 시민, 돌 베게, 2009 >는, 대한민국 헌법 제 10 조의 행복 추구권을 비롯한 과거의 정계와 최근의 정국에 대한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헌법을 화두로 현대 사회의 모순을 꼬집고 있다. 다분히 시사적이고 객관적 입장이 포함된 논리의 정치 이념이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다.


그동안 땀과 눈물과 피의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주의의 구현에 필요한 비용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현실을, ‘후불제 민주주의’칭하고, 우리가 치르는 비용만큼, 우리 사회와 인류 공동체가 누리게 되리라는 이야기는, 한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올바른 지적으로 삼을 만한 주장이기는 하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양복 입은 침팬지’라던가, ‘왕조 시대의 문화 유전자’ 등으로 비하하는 주장에는 약간의 왜곡된 시각이 강조된 시각으로 보인다. 물론, 현 정부의 잘잘못에 긍정하지는 못하겠지만, 진화론적인 비유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옳을 것인지? 는 약간의 의문이 든다.


저자도 노무현 정권의 실세로 정치 관행과 ‘문명 역주행’의 권력을 시행 했던 당사자로, 정치 개명을 하지 못한 실정을 후회해야할 입장을 지닌 책임자가 아닌가? 법치주의를 펼치지만 통치자가 법을 악용하는 마당에 권력에 대한 비판을 좀 더 정확하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력의 실제 내부에 있었던 실정의 담당자로, 추상적인 내용이 아닌 현실적인 사항을 짚고 넘어 가야 한다. 헌법의 민주적인 의미가 제대로 펼쳐지도록 진보적인 이념의 구현에 따른 부작용을 정확한 잣대에 근거하여 모든 것을 밝혀 주어야한다. 후불제의 월부를 갚으려면 제대로 과오를 알고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정치 사회의 아픈 상처를 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아픔은 감수해야 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펼치기 위해서, 인간의 삶과 행복을 주장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지 않도록 깨끗한 정치사회의 통찰과, 사회 변화에 대해 대처 능력을 키워야겠다.


과거 지난 시절의 정치 행각과 사회 운동의 행적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세계시민과 소통할 정신적, 학술적, 문화적 능력이 있는 지식인으로 태어나고 싶은 열망의 기원이 담긴 내용이 담담하게 펼치고 있는 점이 좋다. 헌법을 바로 읽고 그 근본 적인 원천을 제대로 실천할 자세를 갖춰야 이 땅에 민주주의의 꽃이 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이가지고 있는 모순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헌법의 조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간상과 세계상을 그리고 있는지 살펴보며, 이 헌법 조문의 당위성과 이상의 세계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과제로 펼쳐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관심을 보이는 회고 중에는, 대한민국에 부족한 현실을 비판 하는 예를 들면서, 도서관장서 부족의 현상을 든다. 도서관의 필요성을 강력히 역설하고, 외부만 번쩍이는 그런 것 보다는 시민의 사랑을 받는 내실 있는 작은 도서관 운동을 꿈꾸는 시책을 강조 하려 했던, 같은 생각을 가진 주제라 반가웠다.


고민과 성찰이 담긴 주제를 통하여, 헌법의 투명성에 걸 맞는, 정치가 구현되길 희망하는 마음이 잘 표현 했다. 진보와 보수 간의 가치에 대한 차이를 서로 보완 하는 실천적인 정치로, 국민 화합의 실현을 희망한다. 이 책이 정치가가 깨닫게 되는 성숙된 정치 윤리의 도덕성을 찾는 실마리를 던지는 책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