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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 위안과 치유의 시
박상욱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월
평점 :
마음의 위안을 찾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곁에 따뜻한 온기가 가득할 것 같은이에게도 마음이 춥고 외로움이 파고들 때가 있을게 분명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보듬어주고 가만히 그 소리를 들어주고 싶지만 때로는 '누가 내 마음을 안아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누군가가 사람이라면 왠지 상대를 이용하는 것 같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해서 저는 곧잘 책을 펼칩니다. 어느날 마음을 안아줄 위로를 찾아 다니다가 포옹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을 안아줄 글들을 더 읽어보고 싶더군요.햇살이 좋은 날.
『포옹』을 들고나가 책을 펼쳤습니다. 제목에서 오는 기대감 때문일까 시인이 처음 건낼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어머나! 나는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도, 푸르른 바다에게도, 하늘의 별에게도 냉정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냉정하긴 커녕 오히려 친절한 편인 사람입니다. 물론 가끔 지쳐있는 내 삶에도 냉정하고 싶지 않아서 위로할 글을 찾아 이렇게 포근한 햇살이 비추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겠지요. '아- 시인도 나처럼 세상에 친절하고 싶은 사람인가보다. 서로에게 냉정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 온기는 나누어 지겠구나.' 공감하며 돌 위에 몰려다니는 작고 빨간 벌레들마저 귀엽게 보여 피식 웃었습니다.
다른 시선을 읽고 시인이 꼭 내 이야기를 듣고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분이 들어버렸습니다. 당신과 나는 다른 사람입니다. 그래서 표현방식이 다르고 니즈가 다르고 같은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겠지요. 그것이 무심하게 느껴져 서운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고 위축되기도 하며 외로워지기도 했는데요, 시인이 건내는 말마따나 우리네 인생도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야겠습니다.
내 삶에 행복만 있어야 합니까?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언제나 웃을 일만 생기고, 슬픔도 좌절도 고민도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쉽게 건내는 "항상 행복하세요" 라는 덕담에 대해서도 나는 '이게 맞는건가' 싶긴 합니다. 사람의 삶이란 고민도, 사연도, 사건도, 사고도, 실수도, 슬픔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포옹』을 읽으면서 전해지는 감정은 이렇습니다. 시인이 건내는 이야기가 요란하지 않아서 좋고, 위로한다고 달려들지 않아서 위안이 됩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나를 위한 능동적인 휴식이 이루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책 읽기, 글쓰기, 손뜨개 하기 등... 나를 위한 쉼의 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포옹』을 읽으며 공감하고 미소짓다 보니 책의 앞표지에서 본 "위안과 치유의 시"라는 문구가 잘 어울린다 싶습니다.
시는 읽으면 읽을 수록, 읽을 때마다 다른 말을 건내기도 하던데 오늘의 『포옹』과 다음의 『포옹』이 어떻게 다를지도 기다려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