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어떤 시대, 어떤 지역, 어떤 사회집단에 속해 있으며 그 조건이 우리의 견해나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을 기본적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만큼 자유롭거나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자기가 속한 사회집단이 수용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애초부터 우리의 시야에 들어올 일이 없고, 우리의 감수성과 부딪치거나 우리가 하는 사색의 주제가 될 일도 없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인 주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 자유나 자율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파헤친 것이 구조주의의 성과입니다. - P28

제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우리의 ‘의심‘ 까지도, ‘제도적인 지‘로 의심받는 그 제도에 속한다는 불쾌함. 이런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권력에 대한 반역‘을 활기차게 노래하고 있는 우둔한 학자나 지식인에 대한 모멸감. 이러한 불쾌한 일들에 조종당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철저한 자기언급이 푸코가 보여준 비평의 핵심입니다. - P121

여기에 있는 이 ‘나‘는 도대체 어떤 역사를 경유하여 형성된것일까? 그것을 묻는 것이 푸코가 주장한 비판의 구조이지만, 사실그것은 ‘자기의 눈으로 자기의 뒤통수를 보고 싶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가능한 희망입니다. 그러나 이 불가능한 희망에 가진 재산을 모두 건 미셸 푸코의 작업은 그 무모함 때문에라도 앞으로 오랫동안 칭송받을 것입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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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 껍질을 까고 있는데

카톡 알림이 울린다.

카톡 알림음은 참 경쾌하다.

메시지의 무게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확인은.
삶은 계란 껍질을 천천히, 공들여 까고 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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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인이 건넨 요구르트가 찝찝하고, 홀로 어슬렁거리는 사람보다는 가족 단위의 이용객을 볼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나‘ 또한 중산층적 교양과 인구 구성의 경계에 예민한 사람이다. ‘나‘는 분노를 어떤 정치적 자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원한과 복수의 재생산으로 지탱되는 ‘인간의 짓‘을 또 반복하게 될 것인가, 아니라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인간의 짓‘을 발명할 것인가. <공원에서(저자-김지연)_오은교 해설 중>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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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는 모두 비슷비슷하다. 우리는 모두 괴로움의 감정을 갖고 있으며 일관성 없는 모습을 갖고 있다는 면에서 비슷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며,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헛된 시도는 우리를 사로잡은 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에게 내어줄 공간이 우리 내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가면이 우리를 보호해 주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 가면은 우리를 고립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다. 게다가 우리는 우리의 실패가 나와 상대방을 더 가깝게 만들어준다는 사실도 잊은 채 살고 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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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앞으로 어떤 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불안한 것이다. 그 불확실성이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그곳에 가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에 휩싸인 것이다. 하지만 주저하지 말고 그냥 그곳에 가보라.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그곳에 당신의 몸과 마음을 던져보라. 기회의 바로 옆을 그냥 지나치지 말라. 이제 펼쳐질 일이 무사히 잘 지나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을 납득시키되, 그 많은 헛된 불안들 때문에 미리 걱정에 빠지지는 말라. 하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하게 될 경험이 불행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최악의 사건도 하나의 거대한 가능성에서 한부분을 이루는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번 시도해 보라.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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