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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ㅣ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평점 :
이 책을 읽은 내 간단한 소감을 말하자면,
너무 좋아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다.
프레드릭 베크만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지만,
'베어 타운' '오베라는 남자' 책 이름을 들어 본 적은 있다.
가끔 책이란 인연으로 만나진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가와의 인연은 '우리와 당신들'로 시작한다.
별 기대 없던 나는 왜 프레드릭 베크만이 유명한 글쟁이인지 알 것 같다
꽤나 두꺼웠던 이 책엔 그의 하고 싶었던 수많은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있다.
겨울이 긴 조그마한 마을 베어타운.
그곳에 종교와도 같은 아이스하키라는 스포츠.
그리고 유일한 선물인 하키를 두고 불안하고 힘든 그 작은 마을에 분노와 슬픔이 담긴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폭력, 증오, 슬픔, 무너짐, 아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동정, 이해, 이성, 현실, 해결, 극복,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30살이 지나서야 세상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된 건, 불공평함과 악한 인간 본성이다.
악하다는 건 법을 어기거나 잔인한 행위, 예의 없음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죄책감과 책임감을 회피하고 그것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나
피해자들, 약자들을 증오하고 비판하는 것을 볼 때, 그것이 비록 나일 때라도 성악설에 강하게 동조하게 된다.
이런 인간 본성과 사회적 구조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더 좋았던 건 악하지만 않은 모든 사람의 감정까지도 알려줘서 더 좋았다.
어느 누구도 악하기만 착하기만 하지 않다.
그저 잔인한 세상일뿐이다.
이 책의 표현력은 노골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이상하리 만큼 노골적이기만 하지도 않다.
다양한 캐릭터가 책에 담겨 있는데,
우리네의 모습과 비슷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하나 멋있지 않는 사람들이고, 불행을 겪었거나 불행을 겪고 있거나 그리고 또 불행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
확실한 건 그건 우리다.
어느 누구 완벽한 삶이란 없다.
그리고 다시 그 삶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겨내가는 사람들.
눈물을 꾹꾹 누르고 어깨를 펴고 혐오를 담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담대하게 이겨내는 법.
폭풍처럼 진격하는 법.
요즘 읽은 소설 중에 이토록 많은 선을 그은 책은 없었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해야겠다는 나의 마음을 여지없이 바꿨다.
외국에서 그 친구에 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었건만,,,
언제라도 그은 선들의 문장들이 내게 위로가 될 것 같아서 그 무거운 책을 들고 다시 끙끙 비행기 타야겠다.
우리와 당신들
그러나 우리 대 당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