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 스페인 고산 마을에서 일궈낸 자급자족 행복 일기
김산들 지음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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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란 말만 들어도 동경이 드는 내가,

예쁜 분홍색 표지의 책을 보자 얼른 읽고 싶은 조바심이 들었다.

아름다운 스페인 시골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예쁜 딸들, 남편 이야기가 잔뜩 들어있을 거란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진 속 풍경은 눈에 아른거릴 정도로 고혹적인 곳이다

그곳에서 작가 산들의 삶은 평소 내가 꿈꾸던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 급. 자. 족 생활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자연과 함께 한다는 건 도시에서 누릴 수 없는 기쁨의 삶이지만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의 노력은 고개를 흔들 만큼 현실적이었다.

나는 그들이 자연과 함께 사는 삶에 놀랐기 보다,

원하는 삶을 위해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돌을 쌓고, 청소를 하고, 지붕을 올리며 지냈던 긴 준비 기간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어려워도 헤쳐나가며,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자신의 소신대로 아이들을 키우고, 아내와 남편이 서로 존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은 불편하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 빗물을 받아 물을 사용한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에는 천장에서 물이 새고, 춥고 긴 겨울을 위해 항상 장작을 준비해야 한다.

인터넷도 안돼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이루어야 했고, 택배나 우편물을 받을 수도 없다.

도시에서 낳아 자란 내가 감히 생각도 못 할 불편함이다.

그 대신 촛불을 켜고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가족들이 직접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한다.

가족들이 함께 장작을 구하러 다니고, 솔방울을 줍는다.

매일 지는 해를 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동네 어른분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며 아이들에게 놀라운 자연의 섭리를 알려준다.

탄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통받는 지구에 대해 미안함과 감사함을 가진다.

이런 소박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나에 대한 고찰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부족하지만, 불안한 이 현실에서도 내가 원하는 삶을 생각해본다.

이들처럼 용기를 내서 한 발자국 내딛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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