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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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날 갑자기, 남자는 아내를 놀래켜주려는 마음에 정성껏 길러오던 콧수염을 충동적으로 밀어 버린다. 그러나 아내는 그가 콧수염을 기른 적도 없었다며 부인하고, 이윽고 그와의 모든 기억들을 다 부정하기에 이르른다.'

줄거리만 듣고서 꽤 흥미가 생겨 읽어보았지만 예상 외로 그렇게 흥미진진하진 않았다. 뭐랄까, 주인공의 내면으로 깊이 깊이 침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소설이 재미가 있을리 만무하다. 왜 주인공은 아내와 좀 더 대화하지 않았을까?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의문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뒤따랐지만 주인공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고 도피해버린다. 뒤따라온 아내의 방문 소식을 들으며 그는 욕실 안에서...(아직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반전은 생략.)

여하튼 그리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색다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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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O 듀오 3.0 - 마법의 560문장으로 단어 숙어 독해를 잡는다
스즈끼 요이치 지음, 엄인경 옮김 / 창과창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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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단어장을 사 보면서 항상 느낀 것은 '내게 가장 잘 맞는 방식은 독해를 하면서, 문장 속에서 단어의 뜻을 유추해가는 것' 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어장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기나긴 단어들을 그저 나열만 해놓고 '무조건 외우라'며 고작 해야 예문 몇 개 늘어놓는 것으로 직무유기를 해 버렸다. 별 수 없이 그렇게 외운 단어들은 며칠이 안 가 내 머리속에서 잊혀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독해를 하며 익힌 단어들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당연하지만, 자신이 힘들게 생각해내고 찾아내서 알게 된 단어이기 때문일 거다.

그런 내 방식에 딱 맞는 단어장이 바로 듀오였는데, 사고서 정말 만족했다. 아이들은 보면서 이걸 다 언제 외우냐고 했지만 부담없이 하루 몇 페이지씩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단어들을 익힐 수 있다. 예문 그 자체로 단어를 외우는 것이니 독해 공부도 절로 된다. 군데 군데 단어를 쉽게 외울 수 있도록 해주는 팁들도 나와 있다. 정말 알차게 꾸며진 단어장이란 게 느껴진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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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싫었어요
김양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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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싫었어요'라는 사뭇 도발적인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의 공통점? 물론 크게 성공한 한 명의 어엿한 사회인이라는 점. 그리고 대학을 못 갔던 안 갔던지간에 대학물을 먹지 않았다는 점. 글쎄...그 이외에 또 뭐가 있을까. 모두들 자신이 뛰어든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다는 점이 눈에 띄인다. 남들보다 배의 노력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입지를 다져갔던 것이다. 물론 타칭 '인터넷 비지니스의 천재'라는 김병진씨처럼 특별히 상업적 감각을 타고난게 아닌가? 싶은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결국 중요한 건 가방끈이 얼마나 기냐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미쳐있느냐'에 달린 게 아닐까. 이 책이 사람들에게 전해줘야할 메세지는 '대학 안 가도 된다'가 아니라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한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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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레몬빛 사랑을 아직도 기억하는걸까
무라카미 하루키 / 정민미디어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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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레몬빛 사랑을 아직도 기억하는 걸까?'라니, 정말 오싹할 정도로 유들유들한 제목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책 안에는 정작 그런 제목의 글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책을 잡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루키답지 않은 동화스러움이 느껴지는 양사나이 이야기도 재밌었고,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역시 특이했다. 이 책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인데, 만약 그런 상황에 놓여진다면...아아, 끔찍해. 누가 뭐래도 지하실에 갇혀 오스만 터키 세금 징수력 같은 것을 낱낱이 외우고 싶지 않다. 물론 뇌수를 빨아먹히고 싶지도 않고. 양사나이가 튀겨준 바삭바삭한 도넛만은 한 번 맛보고 싶지만.(생각해보니 하루키의 소설에는 그 자신의 개인적 취향이 많이 묻어난다. 그렇지 않은가?) '캥커루 통신'도 멋진 단편이었다. 누군가와 녹음 테잎이라는 수단으로 '접촉'해 본다는 짜릿한 이야기. 읽는 내내, 이런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만나보고 싶어- 하고 중얼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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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인생
성석제 지음 / 강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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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만났다. 깔깔대고 웃으면서도 이 웃음이 마냥 경박하기만 한 웃음은 아니라고 안심하게 해주는 그런 책. 성석제의 입담에 정신없이 홀려버렸다.

성석제란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단편 '첫사랑'에서였던가... 그 소설을 읽을 땐 '특이하군. 서정적인데.' 뭐 이 정도 생각을 했을 뿐, 이렇게 말장난에 능수능란한 사람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어떤 건 달랑 1페이지, 길어봤자 4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인데도(하루키의 밤의 원숭이가 생각나지만, 둘은 성격이 꽤 다른 책이다) 읽고 난 후에 남는 것이 있다. 그는 뇌물이 통하는 사회를 풍자하고, 완벽주의자를 향해 웃어주고, '한결같은' 사람들 속에 있고 싶지 않다고 투덜거린다. 읽다 보면 킬킬거리고 웃으면서도 어느 새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자기가 쓴 소설이 재밌어서 혼자 읽고 실실 웃는다는 사람, 그 사람이 쓴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크게 웃고나면, 세상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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