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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인생
성석제 지음 / 강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재밌는 책을 만났다. 깔깔대고 웃으면서도 이 웃음이 마냥 경박하기만 한 웃음은 아니라고 안심하게 해주는 그런 책. 성석제의 입담에 정신없이 홀려버렸다.
성석제란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단편 '첫사랑'에서였던가... 그 소설을 읽을 땐 '특이하군. 서정적인데.' 뭐 이 정도 생각을 했을 뿐, 이렇게 말장난에 능수능란한 사람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어떤 건 달랑 1페이지, 길어봤자 4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인데도(하루키의 밤의 원숭이가 생각나지만, 둘은 성격이 꽤 다른 책이다) 읽고 난 후에 남는 것이 있다. 그는 뇌물이 통하는 사회를 풍자하고, 완벽주의자를 향해 웃어주고, '한결같은' 사람들 속에 있고 싶지 않다고 투덜거린다. 읽다 보면 킬킬거리고 웃으면서도 어느 새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자기가 쓴 소설이 재밌어서 혼자 읽고 실실 웃는다는 사람, 그 사람이 쓴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크게 웃고나면, 세상이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