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레몬빛 사랑을 아직도 기억하는걸까
무라카미 하루키 / 정민미디어 / 1995년 10월
평점 :
절판


'그녀는 레몬빛 사랑을 아직도 기억하는 걸까?'라니, 정말 오싹할 정도로 유들유들한 제목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책 안에는 정작 그런 제목의 글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책을 잡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루키답지 않은 동화스러움이 느껴지는 양사나이 이야기도 재밌었고,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역시 특이했다. 이 책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인데, 만약 그런 상황에 놓여진다면...아아, 끔찍해. 누가 뭐래도 지하실에 갇혀 오스만 터키 세금 징수력 같은 것을 낱낱이 외우고 싶지 않다. 물론 뇌수를 빨아먹히고 싶지도 않고. 양사나이가 튀겨준 바삭바삭한 도넛만은 한 번 맛보고 싶지만.(생각해보니 하루키의 소설에는 그 자신의 개인적 취향이 많이 묻어난다. 그렇지 않은가?) '캥커루 통신'도 멋진 단편이었다. 누군가와 녹음 테잎이라는 수단으로 '접촉'해 본다는 짜릿한 이야기. 읽는 내내, 이런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만나보고 싶어- 하고 중얼중얼거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