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그레고리 스톡 지음 / 새터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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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든 것은 도서실의 낡은 책장에서였는데, 몇 장 읽어보고 이런 책도 있구나, 하고 신기해했다. 이런 내용으로도 책을 엮을 수 있구나. 그러면서 읽게 됐는데, 아무래도 이 책은 혼자 읽는 것으론 묘미가 살지 않는다. 친한 사람들을 모두 불러보아, 질문들을 던져보자. '당신의 몸에 가로 세로 5센티미터 넓이의 문신을 새기면 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에서 5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기꺼이 당신 몸에 문신을 새기겠습니까?

그리고 새기겠다면 당신은 몸의 어느 부분에 어떤 모양의 문신을 새기겠습니까?' 평소 깔끔떨기 좋아하는 새침데기라면 당연히 나 못해, 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것이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친구라면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다. 자, 그렇다면 나는? '나는 어떨까?'하고 물어보는 데서, 이 질문의 책의 효력이 발휘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인간일까. 나도 모르는 나를 질문들에 의해 파헤쳐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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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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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더할나위없이 좋은 책이다. 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머리와 가슴을 만족시켜 주는 책이다. 다만 건조한 문체에 익숙치 않으신 분은 좀 지루할런지도 모르겠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중에 가장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부분은 한니발 전쟁과, 바로 이 남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나오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남자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천년이 지나도록 천재로 기억되고 있는 사람이니 과연 범상치 않구나 하고 감탄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천재에게 완전히 매료된 듯, 그녀의 글을 보면 그에 대한 시오노의 '연가'(?)를 듣는 듯 하다. 카이사르는 완벽한 인간은 아니었으므로 여러 모로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도 옹호하는 시오노를 보면 왠지 입꼬리가 올라간다. 카이사르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국민은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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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원리 공통수학 - Vol 1,2
이홍섭 지음 / 디딤돌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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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수학 문제집이라면 역시 정석과 개념원리인데...난 두 권 다 갖고 있지만 지금은 개념원리로 풀고 있다. 일단 정석은 디자인을 좀 바꿔야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베개로 삼으면 딱 알맞게 쿨쿨 잘 수 있을 듯한 디자인을 갖고 있으니 처음 보면 기가 질려서 넘기질 못한다. 그 투박한 겉모습에 딱 알맞게 문제의 난이도 또한...음.

개념 원리는 일단 문제는 괜찮은 편이지만 해설이 미약한 듯 하다.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꼼꼼히 설명을 해줘야 이해가 갈 부분을 생략을 해버리니 얼떨떨하다.(나만의 경험은 아닐거라 생각하는데...) 유제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유제가 증명문제일 경우에는 아예 생략해버린다. '풀이집을 사란 말이다~'라는 협박인듯...그래서 결국 난 풀이집을 사기로 했다.

그리고 제본 좀 튼튼히 해줬으면...한권에 두권이 들어가있다는 발상은 독특하긴 한데 한달정도 풀다보니 페이지가 뚝뚝 떨어져나간다. 내가 남들보다 유달리 험하게(??) 공부를 하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여하튼 이런저런 것을 다 생각해봐도 평균 이상은 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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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부 1
전상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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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백수 미스터 부와 궁상돌이 전군의 매력(-_-)에 치를 떨던 생각이 나는데 이 책도 벌써 출판된지 꽤 지났다. 매 회마다 그려지는 영화 포스터 패러디에 포복절도하고, 전군의 변신에 놀라워하던 생각이 나는데.

그때는 엽기란 말이 유행하지 않았지만 이 만화는 그야말로 엽기란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B급 만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질궁상 전군과 뻔뻔돌이 미스터 부가 엮어내는 엄청난 재미. 완벽하게 재미를 위해 태어난 만화이다. 작가가 칸 밑에 악필로 적어놓는 몇 마디에 정말 배를 잡고 웃었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작가가 어떤 심오한 메세지(-_-)를 전달하려는 듯해서 김이 빠진단 느낌이 들었다. 그냥 그 분위기 그대로 이끌어 나갔음 안 됐을까....여하튼 12권을 끝으로 완결이었으니, 꽤나 인기가 있었던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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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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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서도 리뷰를 써오길 망설여왔다. 그 이유는,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난 뒤에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이 책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는 상징들이 너무 많다. 나는 그것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몰라서 모호한 단어들 사이에서 헤맨다. 나는 그의 문장을 읽고 또 읽지만 내가 그의 메세지를(그런 것이 있다면) 읽지 못한 것 같아서 조바심낸다.

이 책은, 일단 재밌고 한 번 읽으면 계속 읽게 된다. 하지만 가볍지는 않아서 다 읽은 다음 한 번 더 읽어볼까, 하는 기분은 나지 않는 책이다. 주인공의 직업은 한 번 들어서는 아리송한 '계산사'이다. 머리를 많이 쓰는 신종 직업이다. 나는 결국 그가 현실에서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세계의 끝'에서 살게 되는 것이 자신 스스로가 선택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노박사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 말이다. 그는 현실에서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듯 보인다. 바랄게 없다고 해서 풍족하단 뜻이 아니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란 뜻이다.
게다가 그의 직업과 그의 삶은 너무나 건조하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데 현실 세계에 머물 이유가 있었을까. 결과적으로도 그가 선택한 것은 '세계의 끝'에 머무르는게 아닌가. 더 이상 상징이나 장치니 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라고 말하고도 나는 아리송하다. 이 책을 읽고 결심한 것은 나는 하루키의 수필 매니아로 남아있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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