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해일과 폭풍우를 맞으며 서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고 퇴락해 사라질 운명이다. 자유의지는 그런 곳에 기거한다. 있다고 말하기엔 약하고 없다고 하기엔 귀하다. 그래서 나는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확언하지 못하겠다. 뇌과학을 조금 알고 나니, 나를 포함해 어떤 인간도 무한 신뢰하거나 무한 불신하지 않게 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기엔 흉하고 절멸하기에는 아깝다. 그 운명이 어찌 될지 나는 알지 못하고 책임질 수도 없다. 단지 나 자신의 삶 하나를 스스로 결정하려고 애쓸 따름이다. 악과 누추함을 되도록 멀리하고 선과 아름다움에 다가서려 노력하면서, 내게 남은 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자. 이것이 내가 뇌과학에서 얻은 인문학적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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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12-0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DADDY님 2023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선정되심 축하드립니다

DYDADDY 2023-12-05 09:33   좋아요 1 | URL
나와같다면님도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다른 분들이 선정되었다는 것을 보고 ‘오~ 저런 것도 있나 보네~‘라고 지나쳤는데 써주신 댓글을 보고 확인해보니 저도 선정되었더군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 선정되셔서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3-12-0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DYDADDY 2023-12-06 19:05   좋아요 1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제가 왜 그 리스트에 올라와있는지 알 수 없지만 살면서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어디엔가 흔적이 남았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기분은 좋아요.
과거는 언제나 미화되듯 항상 작년 겨울은 덜 추웠다는 생각만 들어요.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며 열정의 온도가 낮아져 가는 것을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12월의 마무리를 잘 하시고 내년에는 더 좋은 계획으로 시작하시기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