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허구는 사실에 기초한다. 즉 상상이란 어느정도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1장을 읽고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있었다. 그리고 급히 이 책의 리뷰들을 찾기 시작했다. 다른 남성들은 어떤 리뷰를 남겼지? 하지만 남성이 남긴 리뷰는 찾지 못했다.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다 결국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섹스, 살인, 강간, 항문성교.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고 어쩌다 소설을 읽는 경우에도 성애를 표현하는 구간이 나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구나 라며 뛰어넘어버리는 나로서는 저런 행위를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보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여성은 저런 상황에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공포를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 속 이야기니 그럴 수 있지‘라는 사람에게 처음에 쓴 구절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고 묻고 싶다. 모든 허구는 사실에 기초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상대를 배려하며 성애를 할 수 있음에도 왜 저런 행위를 하는 것일까. 부족할 수도 있지만 내린 결론은 상대 여성을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사정과 지배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움직이는 자위도구로 물화하여 보는 것이다.
여성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는 남성에게도 저런 행위를 요구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과연 남성은 이것이 비인간적인 요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까.
이제 겨우 1장을 넘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먼데 벌써 다리가 후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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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3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성 정치학 읽다가 ‘장 주네‘의 <발코니>를 읽어 보려고 합니다. 훗.

DYDADDY 2023-03-23 08:19   좋아요 1 | URL
어제 잠자냥님과의 대화를 보며 두분은 숨쉬듯 읽으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폭력적이고 압제적인 이성애부터 극복하고 넘어갈께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아 이틀간 이상한 꿈만 꾸었어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3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성 정치학을 조금 읽다 말았는데 어디까지 읽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셨다니.. 게다가 이건 한참 전에 쓰여진 책인데 말입니다.

댇님께 <포르노 랜드>를 추천해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됩니다 ^^

DYDADDY 2023-03-23 09:24   좋아요 3 | URL
차라리 범죄 기사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나뉘고 특정한 남성이 문제라고 하면 그만이었어요. 하지만 문학이라고 불리우는 작품에서 가해와 피해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는 것은 현실에서도 남성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충분히 시도할 수 있겠다 싶어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너무 세상을 몰랐나봅니다. ㅎㅎㅎㅎ
추천해주신 책은 리스트에 넣고 꼭 읽어볼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