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철학이 아니고 단순한 철학의 역사도 아닌 철학하는 철학사라고 밝히고 있다. 서양철학에 한정하여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철학사를 꼼꼼히 인물 혹은 사조별로 짚어가며 각각의 한계와 영향을 비판, 분석한다.인류의 진보는 멀리서 보면 곧바른 것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좌충우돌하고 때로는 뒷걸음질하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서양철학사도 마찬가지이다. 각 철학 사조의 탄생과 소멸, 시대 상황에 따른 수동 혹은 능동적인 변신, 가진 것을 다 태워먹고 앙숙인 옆집에서 빌려와 재건하는 과정이 르네상스 이전의 서양철학사이다.철학사를 읽는 이유는 시대상에 따른 철학의 변화를 토대로 앞으로의 철학에 대해 가늠하고자 함이며, ‘철학하기‘라는 것을 각 철학자들이 어떻게 체화했는지를 보며 자신 또한 삶에 반영하기 위함일 것이다. (아직도 피타고라스 학파가 콩을 먹는 것을 왜 금기시했는지 알 수 없지만)저자는 서문 마지막을 이렇게 맺는다.‘철학하기란 우리 인간의 유한한 시간을 좀더 생동감 있게 체험하려는 희망 속에서 우리의 사고 기관을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다. 그게 단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 위한 것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