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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중동의 역사
무타구치 요시로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중동지방에 대해 아는것은 뭐랄까.. 사막으로 둘러쌓여 온통 무더위 뿐이라 게으르고, 운좋게 석유가 많이 매장되어있어 석유를 수출하여 먹고 살고 있으며 OPEC을 결성해서 석유파동이 툭하면 일어나고, 모하메트 알리가 창시한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코란을' 이란 구호로 테러와 전쟁을 자주 일으키며 이스라엘과 국제 분쟁의 씨앗을 항상 내포하고 있는 지역. 게다가 성차별이 심하여 여성의 참정권과 사회생활이 극히 제한되어있다. 이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역시 세계4대문명의 발상지가 두개가 있을정도로 고대로부터 발달된 문명을 이루고 인류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그 이후에 떠오를 정도로 중동지역에 대해 선입견이 상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상인이었던 무함마드가 창시한 종교인 이슬람교가 상업의 요충지인 메카로부터 우마이야 왕조를 거쳐 아바스 왕조의 바그다드까지 멀리 퍼져나가며 중동지방을 아우르는 대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현재의 스페인이 8세기부터 15세기까지나 오랜동안 이슬람세계였다는 것, 아랍이 크세르크세스와 다리우스로 유명했던 페르시아와 다른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 몽골제국의 칸에게 크리스트교를 신봉하는 아내가 있었으며, 몽골의 이슬람 공격에 길잡이 역할을 한 나라들이 크리스트교파인 인근 프랑크국가들이었다는 사실등은 편파적이었던 내 중동에 대한 상식을 다시 일깨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십자군 전쟁은 성전을 가장한 침략과 약탈행위에 불과하다는 실랄한 비판을 가하며 성지회복이란 허울을 쓴 십자군 전쟁을 유럽문화의 입장이 아닌 이슬람 문화의 입장에서 침략군으로 보는 견해는 그동안 얼마나 편파적인 시선에 잡혀있었는지 알수 있었던 아주 새로운 관점이었다.
노예부대인 맘루크가 어떻게 왕조를 세우게 되었고 그게 가능했던 당시의 시대상황, 카이로에서 다마스쿠스 바그다드까지를 아우르는 거대했던 맘루크 왕조가 몽골의 침입과 십자군을 최후까지 격퇴하여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그 세력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던 부분이 특히 흥미진진했다.
앞부분에 설명되는 이집트의 하트셉수트여왕과 시바여왕등에 관한 내용이 왜 후반부로 갈수록 중요해지는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알았다. 정향과 후추등 향신료와 귀중품이 수입되는 중계무역지인 이집트, 시리아 지역이 전략적 요충지로써 수에즈 운하의 잇권을 둘러싸고 현재까지 끊임없이 주변국가의 침략을 촉발시킬수 밖에 없었던 사실은 일본, 중국, 러시아등 강대국에 둘러쌓여있는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할 숙제를 안겨주었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삽화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좋은 자료들이었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지배국가의 영향력이 어떻게 변해갔는지에 대한 지도가 많아서 앞뒤로 뒤적거리며 지명과 그 위치를 확인하며 읽으니 아랍지역 국가의 지리적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화무십일홍이란 말처럼 중동지역을 제패했던 수많은 이슬람국가들과 몽골제국등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무능한 지배자들에 의해 쇠퇴하여 멸망해갔던 것처럼 현재의 영국과 미국 또한 그 부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수 있겠는가?
冶隱 吉再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