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에서부터 독특한 디자인을 보이는 것처럼 중간중간 삽화에도 멋지게 그림과 글을 섞어놓았다. 원서에는 영어로 되어 있을텐데 그걸 못봐서 좀 아쉽다. 캐나다 앨버타주에 있는 로얄티렐 박물관이 세계3대 공룡박물관이라는 것은 공룡을 좋아하는 아들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는데 공룡의 멸종을 다룬 이 책의 작가인 로버트 소여가 역시 캐나다 사람이고 두 주인공이 로열티렐 박물관과 온타리오 박물관의 박사라는 설정은 어찌보면 당연한 듯하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항상 SF매니아들에게 설레임과 기대를 갖게 하며 그 출발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과거에서 벌어지게 되는 에피소드들은 수많은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이미 널리 알려져 어지간한 공룡책에 다 나오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소행성으로 촉발된 화산재와  먼지로 인해 태양을 가리고 그에 따라 기온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룡이 멸종하는 가설을 반박하고 있다. 공룡의 멸종과 소행성과는 관계가 없다면... 멸종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에 따른 저자 나름의 상상력으로 흥미를 유발시키며 약간의 복선을 깔면서 종반까지 지루하지 않게 끌어간다. 이리듐의 함유량이니 마이크로 다이아몬드니 하는 부분은 이해를 못하긴 하지만 공룡의 멸종설에 대해  저자 나름의 독특한 상상력은 신선했다. 나 또한 바이러스는 외계물질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원시생물로부터 복잡한 생물로 진화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세균보다 단순한 바이러스가 먼저 생겼어야 하는데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살수 없는 물질과 생명체의 중간이지 않은가. 바이러스가 세균에 기생한다는 것은 기생체인 세균이 먼저 생겼어야 한다는 뜻이므로..

  단순히 뇌를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뇌를 컨트롤해서 정상기능을 유지한 채 침입자가 원하는대로 육체를 지배한다는 개념은 개미에게 발생하는 바이러스 감염중에 그런 류가 있다는 것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지금의 우리도 설마... 누군가의 조정이나 세뇌를 받고 있는것은 아니겠지. 빅브라더나 매트릭스가 정말 상상의 산물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예전에 인기가 많았던 백투더 퓨처시리즈나 나비효과, 가이 피어스 주연의 타임머신같은 경우도 이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여행의 패러독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의 주인공인 브랜든은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간 그 브랜든이 아니며 평행우주에 있는 다른 브랜든이다. 그 말은 결국 시간여행이란 것은 한번 떠나면 같은 길을 돌아올 수 없는 일방통행의 길이며 나비효과와 카오스이론에서 얽매인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여행이란 돌아오는 것을 전재로 하고 있는데 내가 살고있는 현재와는 다른 현재로 돌아온다면 그것은 돌아오는 것이 아니질 않겠는가. 저자가 말하는 '그들'은 그렇다면 시간여행의 편도성에서 벗어나 평행우주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기술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 그게 과연 가능할까? 한번 그어지면 시작과 끝을 분간할수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버리는 뫼비우스의 띠에서 그 시작점을 찾아낼 수 있는 그런 기술이나 존재가 있을수 있을까? 21세기 초반을 살아가고있는 평범한 독자로서는 아직도 알길이 없음이 매우 아쉽기만하다. 책을 덮고나니 이 작가를 캐나다의 아이작 아시모프가 아니라 캐나다의 쥘 베른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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