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전에 읽었던 닐게이먼의 전작들인 '인터월드'나 '스타더스트'에서처럼 주인공이 여러가지 모험을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인식하고 한명의 객체로써 자신의 자리는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정글북에 영감을 얻어 오랜기간동안 구상하고 집필한 책인만큼 정글북과 유사한 전개방식이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파트별로 에피소드가 어느정도 구분이 되며 그 부분들이 유기적인 인과관계를 가지며 주인공 노바디의 성장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 일가족이 모두 잭이라는 암살자에 의해 살해되고 홀로남은 아기가 우연히 집근처 공동묘지에 도착을 하게되어 묘지의 일원이 되면서 노바디 오언스라는 이름을 얻게되고 묘지의 여러 유령들과 어울어지면서 성장하게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사람들에겐 비밀과 신비로 가득찬 묘지의 생활은 살아있는 사람인 노바디에게 여러가지 모험을 하게한다. 시체청소부인 구울들의 도시에도 가보게 되고, 지옥의 사냥개인 루페스쿠 선생에게 여러가지 교육도 받게되고, 리자라는 마녀유령을 알게되면서 도시로 외출도 나가게 된다. 특히 산자도 아니고 죽은자도 아닌 특이한 존재인 사일러스를 스승으로 두고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묘지의 일원으로 얻게되는 희미하게 사라지는 법, 미끄러지듯 움직이거나,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는 방법등 독특한 기술들을 배우게 된다. 요즘도 간간히 해외토픽에서 산에서 동물에 의해 길러진 아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그럴때마다 모글리나 타잔처럼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이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한편으론 이 소설처럼 문명세상이란 것이 오히려 자연만큼 평등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는 것을 떠올리면 차라리 인간세상에 돌아온다는 것이 항상 바람직하다고만도 볼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년전 산골소녀 영자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 있었던걸 보면 오히려 바깥세상이 더 불안과 위험으로 가득찬 세상임을 알게된다. 아무튼 자연에 홀로 남겨졌던 이전의 소설속 주인공과는 달리 흥미롭게도 노바디는 묘지의 유령들로부터 기본적인 문자나 인간세상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을 받고 학교에까지 다니게되지만 순수하지 못한 문명생활에 적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 만은 아니란 것을 알게된다. 저자는 노바디라는 주인공을 통해 음침하고 스산하고 어둠에 쌓인 묘지를 안락하고 마음편한 공간으로 바꾸어놓았으며 그 어떤 공간보다 위안과 격려를 얻는 스윗트 홈으로 변신시켜놓았다. 노바디에겐 무덤밖의 세상은 흥미롭긴 하지만 목숨을 위협하고 항상 경계해야하는 불안한 공간이다. 세상은 항상 상대적인것이므로 나에게 옳다고 남에게도 옳을 수는 없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다양성을 배우고 나와는 다른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긴 힘들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도를 해보려는 자세만큼은 꼭 배웠으면 한다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 누 구도 자신할 수 없으며 항상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맞이할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영화나 소설에서 미래는 엄청난 과학기술이 발전한 편리한 세상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또 전쟁과 질병으로 인해 황폐해진 사회를 그리기도한다. 그러한 미래사회의 대부분은 개인의 자유 는 억압당하고 모든 생활이 통제되는 전제적인 사회로 그려지는것이 상당수이다. 이 책 또한 편리한 환경속에서 개인의 생활이 일률적으로 통제되는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카 타카'같은 영화에서는 개인의 유전정보가 가치를 갖지만 '어글리'에서는 미모가 가치를 갖는다는게 특이하다. 이 미래사회에서는 못난이라는 것은 불편하고 어리석고 바보같은 상황이며 모두가 반하 고 호감을 가지는 예쁜이가 되기 위해 수술받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람을 판단 하는 기준은 외모가 되버렸고, 나이가 들어서도 중년 예쁜이로 재수술을 받으며 다른 어 떤 것도 무의미하며 미모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사회이다. 주인공인 탤리 영블러드 는 예쁜이 수술을 받기 위해 시간을 보내던 중 셰이라는 친구와 만남을 갖게되고 규격화 된 도시 바깥에 스모크라는 못난이들의 도시가 있다는 걸 알게되고 스모크를 찾아간다. 그러던 중 예쁜이 수술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되고, 스모크에서의 생활에 의미를 느낀 탤 리는 스모크를 보호하기위해 노력을 하게되면서 일어나는 일이 3부작중에 1부인 어글리의 내용이다.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없어진 미래사회는 지루하고 정지되어 있는 사회이다. 하얀 난에 의한 단종재배로 생긴 바이올로지컬 제로는 모두 예쁜이들만 가득한 세계를 우회적 으로 비판하며 그 한계와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발전의 부작용을 목도한 미래의 예쁜이 들이 재생과 재활용을 택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같다. 저자는 우리 녹슬이들이 자연을 마구 훼손하고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계속되면 미래사 회는 어글리에서처럼 현재 문명이 사라지리라는 경고를 하며 자연을 입맛에 맞게 고치고 개발하고 바꾸는게 아니라 최대한 보존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환경의 메세지도 전하고 있 다. 앞으로 저자가 미래사회에 닥친 스모크의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추후 출판될 '뷰티'와 '스페셜'이 무척 기대된다. 조지오웰의 '1984년' 이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처럼 전제적인 미래사회에 대한 책에 재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소 생소한 스페인 작가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 게임'은 1930년대의 스페인을 배경으로 추리소설구도에 스릴러와 로맨스, 환상을 적절히 섞어 놓은 것 같은 신비로운 소설이다. 청소년기에 아버지를 잃은 보잘것 없는 다비드 마르틴이란 주인공이 페드로 비달이라는 친구이자 스승을 만나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후 '바르셀로나의 미스터리'라는 작품으로 명성을 얻게 되고, 이어 을씬한 분위기를 풍기는 '탑의 집'에 들어가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던중 안드레아스 코렐리라는 의문의 편집인을 만나 10만프랑이라는 거액을 제공받고 특별한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들과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책을 쓴다는 것은 해산의 고통과도 같다는 말처럼 글쓰기의 고통에 대해 잘 서술하고 있다. 마르틴은 책을 하나씩 완성해나가는데 있어 자신의 영혼을 불사르는 것과도 같은 경험을 하게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책은 그냥 종이와 잉크덩어리가 아닌 작가와 독자의 영혼을 담게 된다는 말을 한다. 책의 생명력은 영원하며 누군가 다시 꺼내 읽어줄때까지 묘지에서 깊은 잠에 빠진다. 이는 얼마전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에서 나온 내용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데에 또 한번 놀랐다. 작가들이 자신의 책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고통과 노력, 보람을 넘어 책에 대해 품고 있는 애정을 엿볼수 있었다. 특별한 경험을 하는 주인공과 아무도 그 말을 믿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등은 스릴러나 공포영화의 내용과 유사하다. 하지만 '영원의 빛'이란 책과 연관되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이 이어져있는 현실과 어느 것이 허상이고 현실인지 책을 덮은 지금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이해력 부족인지 저자의 상상력이 너무 큰 것인지 알수없다. 아마 몇번 더 정독을 하면 지나쳤던 복선이나 배경을 잡아낼수 있을까...그리고 왜 제목이 천사의 게임인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대체..누가 천사인가.. 오히려 코렐리는 메피스토펠레스와 같은 악마적 성격의 인물이라서 끝까지 정체를 알수가 없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격언처럼 각종 경전이나 기도문을 외우는 것이 악마를 물리치고 자신의 영혼에 깨우침을 준다는 내용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엑소시즘으로 신의 말과 신의 축복을 받은 물건을 이용해 악마를 물리치고, 심지어 사후에도 경전의 내용을 기억해 죽음의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이집트나 티벳의 '死者의 書'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진실한 말이나 작가의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인 책이 단순한 하나의 텍스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완성시키는데 희생된(?) 작가의 영혼과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독자의 영혼을 담은 그릇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잊힌 책들의 묘지'가 존재할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미 출간된 저자의 전작 '바람의 그림자'에서 다시금 잊힌 책들의 묘지를 엿볼수 있다니 곧 읽어야 할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힌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보면 남성과 여성은 성별에 의한 차이뿐 아니라 기질적인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는것 같다. 물론 그 차이가 좋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그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해줄때 남녀간의 관계나 업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기득권 사회가 열린사고를 편견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할듯 싶다. 이 책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도 그 한계를 넘어선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치, 언론, 문화, 사회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이끌어낸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는 이 사회가 왜 하루빨리 사회적 편견을 제거하고 남녀간의 평등과 화합을 통해 얼마나 큰 사회적 발전을 이룰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정치부문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다루고 있지만 HP 전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나 기자 출신으로 문학적 저널리즘을 개척한 오리아나 팔라치뿐 아니라 조지아 오키프라는 내게는 낯선 여류화가의 인생과 모든 외면당한 이들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까지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여성리더들을 다루려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 특히 사회정치문제가 아닌 문화와 윤리에 집중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도 엄청난 시청률과 사회적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현 미국 정부의 외교중심이자 어쩌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힐러리 클링턴, 미 공화당의 외교 전략가인 콘돌리자 라이스, 현재 퍼스트 레이디인 미셀 오바마등 미국의 정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우먼파워의 역할은 여러 실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세계 강대국의 자리를 유지시키는 잠재력이라고 평가할수 있다. 특히 이들은 대물림에 의해 명문 집안에서 키워진 준비된 엘리트들이 아닌 사회 하층으로 평가받던 자리에서 자수성가해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사람들이기에 기회의 땅이자 자신의 꿈을 펼칠수 있는 공간으로 미국의 위상은 아직도 흔들리지 않으리라 보인다. 자라온 환경과 국가는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외부의 따가운 시선이나 장벽뿐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을 열정을 불사르는 뜨거운 마음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 노력이 여성으로써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써 평가받으며 글로벌 리더로 자리를 잡게 된것 같다. 여성성을 강조함으로써가 아니라 인간으로써 평가받으려는 노력은 많은 남성들의 잘못된 성차별의식을 거두기에 충분하다. 한권에 책에 12명의 내용을 담으려니 압축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각 인물의 성장과정의 에피소드나 치열한 삶을 엿보기에는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챕터말미마다 저자가 참고한 자서전이나 평전을 언급해 놓았으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찾아 읽어도 좋을듯 하다.
충분한 경제적, 심리적 준비없이 결혼을 하게되듯 역시 어느새 충분한 준비가 없이 부모 가 되어버렸습니다. 세대차이 때문인지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때문인지,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같이 고민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내가 자라던 때와는 분명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고민이 있을텐데 그것을 알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아이의 눈높이에서 고민거리나 궁금한 것을 같이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던 차에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 종합교양지를 처음 접해보았습니다. 내가 어릴때 보았던 소년중앙이나 보물섬같은 수준의 것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바뀌었구나하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흥미거리 위주의 만화뿐 아니라 같은 또래 아이들이 고민하는 내용들 사회의 변화된 모습들에 대해 짜임새 있게 엮어 놨더군요. 아이들의 학습을 도울수 있는 방법으로 흔히 택하는 전래동화전집이나 위인전집, 또는 자연 관찰책들을 사준다고 해서 아이의 호기심이나 창의력이 개발되는 것은 아닐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지시조의 가르침보다는 궁금한 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질문하면서 다양한 자극으로부터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와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입장인지 생각해볼수 있는 내용들은 특히 좋더군요. 아이들 모두가 흥미있어하는 강아지에 대한 토론 이라던가 반장으로서 느끼는 고민이나 어려움등을 읽어보고는 아이의 생각이 자란다는 것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오토마타 공작실은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어서 따라 만드는게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용한 도화지가 충분히 두껍지 않아서 좀 튼튼하지 않았지만 만들어가면서 입체와 공간적인 내용도 많이 늘었구요. 같은 학부모로써 느끼는 부모들의 고민에 대한 내용을 공감할수 있는 란도 좋았구요. 아이가 '고래가 그랬어' 학교에 가져가면 안되느냐고 묻더군요, 아마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끝까지 다 읽고나면 가져가라고 했더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부모로써도 꼭 한번 볼만한 책이고 아이의 열린 사고를 위해서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