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두발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8
카렐 차페크 지음, 정보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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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두발 #카렐차페크 #철학소설3부작 #휴머니스트

"미샤" 그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있잖아.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될까?"
"뭐?"
"사람이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도 되냐고."
"어째서?"
"생각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그런 생각들이 있어, 미샤. 사람 한테 걸맞지 않은 생각. 예를 들면 말이야ㆍㆍㆍㆍㆍㆍ 혹시ㆍㆍㆍㆍㆍㆍ아내가 거짓말을 했나, 이웃집에 가지 않았던 게 아닌가ㆍㆍㆍㆍㆍㆍ." 호르두발은 왠지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미샤." 그가 목쉰 소리 로 말한다. "그런 생각은 어떻게 해야 떨쳐버릴 수 있을까?"
미샤는 생각에 잠겨 눈을 깜빡인다. "음, 힘든 일이야. 끝까지 생각해봐."
p.150

이토록 짠한 사람을 봤나..
호르두발 본인의 입장에서 쓰여있던 첫번째 이야기 때문에 그가 너무나 가엾고..계속 진실을 외면할수밖에 없었을 그 마음이 너무 불쌍하고...
아닐꺼야. 아닐꺼야 하며 모든걸 부정하지만 이미 그는 모든걸 알고 있었을꺼다.
하지만 자신이 오직 자신의 부인만을 위해 미국에서 보낸 그 긴 시간의 고된 삶이 다 부정당하게 되기에 스스로의 눈과 귀를 막아버린게 아니었을까..
미국에서 일하며 받을 임금의 대부분을 부인에게 송금하는 착실한 호르두발. 그런 그가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을때 그의 부인은 그를 반기지 않는듯했고.. 호르두발은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기에 어색해서 그럴꺼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자신의 농장은 떠나기 전과 많이 바뀐 모습이었고 여자혼자서 일을할수 없으니 흑인 일꾼 슈테판을 고용한 것일테다.
오랜만에 돌아온 그를 마을사람들이 이상하게 대하고..진실을 알지만 인정하지 않고 부인 폴라나를 위해 스테판을 다시 불러들일수밖에 없던 그 마음은 어땠을까..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는 않지만 호르두발이 잠깐씩 보여주는 과거 이야기속에서 그가 미국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을 했는지..얼마나 인간답지 않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폴라나를 위해 견뎌냈는지 알수있어서 그의 삶이 진짜 너무 안타까웠다.
살해당한 호르두발..
두번째는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들의 이야기이다. 당사자가 아닌 타인의 눈에 비친 호르두발은 부인이 일꾼과 바람나서 돌아온 호르두발을 죽이고 자신들의 행복을 찾기 위한 폴라나와 스테판의 공모로 인해 살해당했다고 믿고 있었고..
마지막 재판과정에서는 호르두발의 살인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알수가 있었다. 직접 살인한 스테판보다도 호르두발같은 남편을 배신한 부신 폴라나에게 훨씬 더 많은 죄를 부여하는데..윤리적 배신이 훨씬더 크게 작용했음을 알수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이 쓰여졌다고 하는데..
오래된 이야기임에도 지금과 비단 다르지 않은 사건처럼 느껴졌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누군가와 그런 가족을 배신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다른 누군가..
인간이란 대체 왜 이모양인건지..씁쓸함이 남았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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