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과 형광펜, 단어와 구두점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녀는 귀를 기울인다. 소년이 하지 않은 말과 하지 못한 말, 할 수 없었던 말에. 말머리의 머뭇거림과 말 사이의 침묵과 끝맺지 못한 말의 여운에.p.057그는 착한 아들이 되고 싶었다. 그러면 엄마는 매일 웃고 기대하고 즐겁게 지낼 테니까. 그러나 그때 그는 착한 아들이 되는게 그토록 어려운 일인 줄 몰랐다.p.076요한은 비로소 깨달았다. 행복이라 하기에도 하찮은 일상이 삶을 얼마나 소중하게 만드는지를. 부모로부터 받았어야 마땅한 공감과 칭찬, 사랑의 결핍이 그의 삶을 얼마나 은밀히 갉아먹었는지를.p.095우울증 병력자는 병마를 극복한 승리자가 아니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위험 인물이었고 술을 끊은 알코올 중독자는 회복자가 아니라 잠재적 재발자였다.p.240~241누군가는 NASA에 들어가 우주선을 만들고 누군가는 의사가 되어 암을 정복하고 누군가는 수백억짜리 펀드를 굴리겠지만 모두가 꼭 그러라는 법은 없다. 각자의 속도와 방향을 따라 빙글빙글 돌아가는 아이스링크의 사람들처럼 누군가는 속도를 내지만 천천히 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모든사람이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 것도 모두가 같은 주로를 달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p.284넷플에서 한창 인기가 많은 드라마 참교육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표류소년..표류라는 단어와 소년이라는 단어가 하나로 만난다는게 너무나도 어색한 일인데..우리 사회에서는 표류소년들이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너무나도 많은게 사실이라 속상하고 맘아픈 현실이 아닐수가 없다.어두운 파란색의 표지와 제목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락함을 느껴야할 아이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망망대해에서 떠도는 듯한 이미지로 다가온 책이었다.소개글에서 고작 열네살의 소년이 사망한 엄마와 34일을 함께 지냈다는 얘기에 대체 왜? 어떤 사연이 숨겨져있을지 궁금한마음을 품고서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는데..물론 누군가가 죽음을 맞이한 사건이기에 사실이 밝혀지고 죄를 지은사람은 처벌을 받는게 마땅한 일이지만..마지막장을 덮고 나서는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지..엄마의 죽음을 밝히는게 목적이 아니고..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 과정에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환경에 놓였을때 모두가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거 분명 아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이 그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면 모두가 힘을 합쳐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는 노력이 필요한게 아닐까?한아이를 키우기 의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옛말이 무색할정도로 요즘은 폐쇄된 가정으로 인해 집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쉽게 알수 없고 알게 되더라도 나에게 불이익이 생기진 않을지..내 도움을 받으려할지.등의 이유들로 쉽게 손내밀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는게 너무 아프다..사랑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고..사랑이라는이름을 씌움으로써 우리는 또 얼마나 잘못된 행동들을 하고 있을까..지금 이 시간에도 어두운 푸른 바다위를 떠돌고 있을지 모를 아이들에게 뭍으로 이끌어줄수 있는 줄을 던져줄 누군가가 나타나길..진심으로 바래본다.#표류소년 #이정명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