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들은 끼니 걱정 안 한지 오래되었고 시골에 살지만 텔레비전도 있고 세탁기도 있고 보일러도 있다. 그러나 편리한 것들 때문에 나무와 풀과 새와 나비와 교감하는 능력을 잃었다. 잃은 줄도 모르게 잃었던 것을 봄기운이 불러냈나보다.p.016열심히 일한 만큼 늘어나다가 필요한 때 돈이 돼준 땅이 아닌가. 그때의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은 아마 땅에 대해서가 아니라 들인 만큼 깊아주지 않는 자식새끼들에 대해서가 아니었을까.p.035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아무도 그의 쓸모를 발견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견처럼 보람 있고 즐거운 일도 없다. p.064내가 남을 미워하면 반드시 그도 나를 미워하게 돼 있다. 남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그가 나를 싫어한다고 여기는 불행감의 거의 다는 자신에게 있다. 자신이 그를 좋아하지 않고 나쁜 점만 보고 기억했기 때문이다.p.066~067집착이 괴로움을 낳고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은 그 집착하는 바가 비록 새우젓 꽁다리 같은 하찮은 거라 해도 변함없는 진리가 아닐까.p.116자연이 놀랍고 아름다운 까닭은 목련이 쑥잎을 깔보지 않고, 도토리나무가 밤나무한테 주눅 들지 않고, 오직 타고난 천성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있지 않을까.p.132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분에게 이런말을 하는게 좀 많이 그렇긴하지만..차~~~암 세상을 잘~~~~살아내셨던것 같다.내가 생각하는 어르신의 이미지가 딱 이 책에 담긴 박완서 작가님의 모습이랄까..그들만의 사랑법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시골에서 자라난 나는 이런 모습의 어르신들을 옆에서 지켜봐왔기에..도시에서 살아온 이들은 그들을 보며 힘들다할지 몰라도 그들만의 사랑법이 있다는걸 난 안다.얼마전 옆집 할머님이 다른 할머니에게 역정내시는 소리를 들었다.학교를 3학년까지밖에 못 나왔다는 말을 어느분에겐가 했던 할머니는 자신이 없는 곳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거에 역정을 내시며 '우리 엄마가 애를 열을 나았어! 그 애들 먹이고 입혀야해서 학교도 못 갔는데 그런 얘기를 그렇게 해야혀?' 80이 넘으신 나이에도 배움에 대한 고픔이 얼마나 사무치셨을지 짐작할수 있는 얘기여서 혼자서 숙연해졌드랬다.책을 읽는 내내 따뜻했고 감동적이었고 그 시절의 삶을 간접적으로 엿볼수 있었고..이런분이 작가가 되는거구나를 느낄수 있을정도로 감성이 풍부하신분이라는걸 알수 있었다.에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한편의 소설을 읽은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인생을 소설속 주인공처럼 살다가신 박완서 작가님.나는 나의 집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너무 너무 좋은시간이었다.#노란집 #박완서 #열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