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파도 트리플 35
이서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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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묻고 싶었다.
종종 굽어살피시는지.
이곳을, 이어둑한 곳을.
그러나 거대한 존재는 내 슬픔을 주워주지 않는다. 거둬 가주지도 않는다. 보살펴주지도 않는다. 슬픔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p.051

지환이 휘청 휘청 생을 걸어갈 때에도, 지애는 우뚝 서서 연을 날렸다. 그것이 지애만의 휘청거리는 방식이라는 것을 어린 혜란은 알지 못했다.
p.079

불행은 기묘한 것이었고, 불행한 사람들은 손쉽게 기이한 사람들이 되었다.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하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생에 흠결이 있는 사람들은 그 흠결로 인한 슬픔과 절망을 감당하기도 벅찬 와중에 그 흠결을 몹시 추하고 불경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견뎌야만 했다.
p.106

내가 사랑했던 단어 '고요'는 이 자유로운 시간에 태어나는 내적 평정심을 표현하기 위한 적격의 어휘다. 더 명확하게 말해서, 나의 고요는 이 혼란한 세상에서 미쳐버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p.158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의 개념은 흔히 우리가 신이라 말할때 떠올리는 하나님이나 부처님 같은 신과는 좀 많이 다른것같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로 떠나야 하는 이들은 매일매일의 안녕을 신에게 구하게 될듯..
점점 소멸해가는 바닷가 마을..무슨이유인지 모르지만 타지에서 그곳으로 온 '나'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향자 할머니와 미자 할머니.
그곳에서 나고자라 타지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백반집의 백과 반 남매.
이들의 이야기가 덤덤하지만 아리게 쓰여있다.
인생은 파도 같다고 하던가..어느날은 풍랑으로 거세게 치기도 하고 어느날은 고요하게 찰랑거리기도 하고..
아빠를 바다에서 잃었다고 듣고 자라온 백반 남매가 바다를 향해 나가 서핑을 하는것도..피할수 없으니 즐겨라 라는 의지가 담기지 않았을까..
다들 작게든 크게든 삶에서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고..그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지만 슬픔에 빠져있지않고 죄책감에 사로잡히지 않고 삶을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잔잔하지만 파도처럼 울림이 전해져오는 느낌의 책이었다.

#방랑파도 #이서아 #자음과모음 #트리플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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