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기억을 잊어 버리는 것 - 아니, 다른 사람의 말을 전유하면서 그것이 새롭다고 생각하는 것 - 은 생각할 게 많은 주제다. 가끔은 뇌가 우리를 그냥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이 든다.p.035"하지만 조애나의 입장이 되어 슬픔을 충분히 겪어보니 지금은 내가 더 쉬운 일, 즉 죽는 일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도움을 받게 되리라 믿고 있다.) 내가 가장은 아니더라도 몹시 두려운 것은 레이철에게 안겨주게 될 슬픔이다."p.095나는 이렇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비극은 사랑을 할 수는 없는데 그녀가 주고자 하는 것이 사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p.182어떤 이들은 사랑하고, 그런 뒤에 한때 이루었다가 지금은 잃어버린 것 때문에 애달파한다. 또 어떤 이들은 사랑하려 애쓰고, 그런 뒤에 결국 이루지 못한 것 때문에 애달파한다. 구체적으로, 세월이 흐른 뒤 자신을 완전한, 철저한 슬픔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삶을 이루지 못했던 것 때문에 애달파한다. 이게 말이 될까? p.205우리 모두 기억이 정체성임을 알고 있다. 기억을 가져가버리면 우리에게는 뭐가 남는가? 그저 그 순간의 어떤 동물 같은 생존뿐이다.p.221~222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아니 에르노의 소설을 읽으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그래서 본인 자체도 자신의 책을 소설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했던가..이 책도 소설을 읽는 느낌이 아니었다.처음 읽을때는 이게 뭐지? 얼마전에 읽은 댄 브라운의 비밀 속의 비밀에 등장한 뇌에 관한 이야기인가? 요즘 책들이 뇌연구에 진심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책을 다 읽고나니.. 80에 가까운 나이가 된 한 소설가의 죽음과 기억에 관한 사유라고나 할까?암과 함께 남은 생을 보내야하고..자신의 어머니를 비롯해서 부인. 친구. 동료들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누군가와의 작별에 대한 생각들과..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사라져가는 기억에 관한 걱정과 두려움들을 느낄수가 있었다.기억이 많이 사라진 어느날 누군가가 그의 소설을 읽어줬을때 그 글이 자신이 썼던 글이라는걸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 부분을 읽을때가 제일 가슴이 먹먹해졌던거 같다.하지만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덤덤하게 오솔길을 걷는 느낌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그를 보며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서 줄리언 반스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빠르게 읽히지 않는 책이었음에도 읽고나서 여운이 큰 책이었던지라 작가님 이름도 한방에 외워졌었는데..이번 소설은 소설느낌보다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로써 한 사람의 속을 들여다본 느낌이어서 완전 색다르면서 좋았다.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떠난것은돌아오지않는다 #줄리언반스 #다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