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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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딜리아의 머릿속에서 너무나 많은 사소하고 쓸모없는 사실들이 낡은 동전처럼 찰랑거린다.
p.041

포기해놓고 그것을 행복이라고 부르는, 배가 납작하고 변덕스러운 여자들. 우리는 남자를 위로하는 여자와 절대 거절하지 않는 남자의 후손이다.
p.159

"왜 아빠랑 오빠는 아무것도 안 해요?" 내가 엄마에게 묻는다. 니는 따뜻한 짚 안으로 손을 넣어 더듬더듬 달걀을 찾는다. 겨울에는 암닭이 알을 적게 낳는다.
"남자니까." 엄마는 이 한마디면 전부 다 설명된다는 듯이 말한다.
p.206


와우~~
이번엔 짧은 단편들이 열다섯편이나 들어있었다.
초기에 집필한 단편들이라는데..이런 글들의 경험치가 쌓이고 쌓여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 같은 책이 나온거구나 싶었다.
남극은 이미 '너무 늦은 시간'에서 만났었던 작품이었고 나머지 열네작품은 하나같이 다 왜그리 좋은건지~~
항상 그녀의 작품을 대할때마다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어서 더 가혹하고 잔인하게 느껴지는거 같다.
아빠의 폭력성. 엄마의 폭력성. 가부장제도. 여성혐오. 아동학대. 상실..
이 많은 문제들을 마주하는 주인공들의 고통이 직접적인 언어나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지만..일상을 살아가는 중에 자연스럽게 지나가듯 던지는 표현에 담겨있는데..그 찰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 우리들은 주인공들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수 있게 된다.
그리고..주인공들이 그저 그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게 너무 좋다.
부조리한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개선하려 당당히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들이 어찌나 통쾌한지~~
여동생에게 참교육을 실천하고.. 남편을 놔두고 직접 운전석에 앉아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까지~~
그런 변화들이 하나씩 쌓이고 쌓여 지금의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남극 #클레어키건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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