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고블 씬 북 시리즈
곽유진 지음 / 고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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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 이야기는 사람 사이 틈을 채워주니까.
- 왜지? 왜 이야기가 사람 사이 틈을 채워주는 거야?
- 으음. 이야기는 일종의 꿈이니까. 깨어 있는 동안 함께하더라도 잠든 후 꿈속에선 함께할 수 없잖아? 그런데 이야기는 꿈이니까, 같은 이야기를 듣고 보면 같은 꿈을 꾸는 것과 마찬가지야.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그렇게 조금 더 은밀한 사이가 되는 행위였어.
p.077


- 이상해. 이젠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 않아.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 그건 네가 이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그래. 가끔은 어떤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면, 싶을 때도 있거든.
- 너무 재미있어서?
- 그렇지.
p.105

"무언가를 만들 땐 침묵이 필요하단다. 침묵 속에 두려움없이 들어가야만 이야기가 나오는 법이지. 세상은 침묵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소음이야. 소음이 나타나 침묵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이곳엔 아무 이야기도 없었단다. 침묵은 언제나 소음을 기다리고 있어."
p.174


'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제목보자마자 이유를 알고싶어진 1인^^
책은 요양원으로 보이는 곳에서 한 노인과 신입 간호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을 읽는 간호사와 만들어진 이야기를 싫어하는 노인의 이야기의 시작..
폐허가 된 미래세상..하늘에서는 회색 눈이 내리고 살아남은 몇몇 인류는 지하철 밑에서 살아가는데..한 노인을 다른 곳까지 데려다주는 임무를 맡은 열일곱 소녀와 그 소녀에 의지해 함께 떠난 노인..
노인은 소녀는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찬란했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건물의 전광판에 있는 소녀가 출연했던 영화 이야기를 시작한다.
외계행성 산꼭대기에 고립된 부족..유일하게 산밑으로 내려갈수 있는 열일곱살의 모투나.산밑의 부족들은 바다에서 낚시도 하고 작물도 재배해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데..자신의 부족들은 왜 산밑으로 내려오지 못하는건지..약탈자들이 있지만 그들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음에도 부족들은 절대 나갈수 없다고 하고..
모투나는 자신이 사랑하는 족장만이라도 데리고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임무임에도 짐처럼 느껴지던 노인과 차가운 소녀가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수 있는데..
액자형 구성으로 이야기속에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속에 또다른 이야기가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롭기도 했고..이야기를 들려줘야하는 이유를 소녀와 노인의 동행을 통해 어느새 이해할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실험을 하는 누군가는 작가이고 주인공 소녀는 작가가 쓰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지웠다 다시 쓰고 점점 살이 붙어나가고..
이 소설속 회색눈이 내리는 배경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전혀 알수가 없다.
작동하던 모든 기계가 멈춘세상임에도 왜인지..무슨일이 있었는지..
다시 이 책을 펴서 읽을때면 기본 내용은 알고 있지만 내 스스로 그 배경에 대해 새롭게 창조하고 그에 맞춰 책을 읽어나가겠지..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 쓰이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함께 감정을 나누고..
그게 바로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가 아닐까..

#우리가우리에게이야기를들려준이유는 #곽유진 #고블 #고블씬북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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