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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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모든 것을 말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도 괴테는 정말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그게 저에게 힘이 되었어요."
p.086

결국 우린 과거의 시대를 남겨진 조각으로 상상하는 수밖에 없어. 고전학자가 착각했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다만 우리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획득함과 동시에 고대인의 시작을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돼.
p.147

도이치, 말을 찾는 건 학자의 본분이지. 구렁이 잡으러 갔다가 구렁이한테 잡아먹혀도 상관없다네. 하지만 말이란 끝까지 불편한 도구야. 도무지 익숙해지는 법이 없거든. 난 아직도 가즈코랑 싸워. 가끔 만나는 젊은 학생의 말을 가로막을 때도 있지. 누군가가 하는 말을 전혀 못 알아들어서 귀가 어두운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기도 하고... 그걸 대신할 도구를 도통 찾을 수가 없어서 계속 쓰고 있을 뿐이야.
p.153

'거짓말도 자주 하면 진실이 된다'라고 레닌이 절묘하게 표현했듯이 인용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말은 진실이 돼.
p.200



휴~~이런책을 읽으면 작가의 대단함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얼마나 무식한지 자괴감이 살벌하게 들게된다 ㅠㅠ
괴테 연구 일인자라 불리는 도이치가 부인과 딸과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던 중 명언이 한구절씩 들어있는 티백을 뜯게 되고 운명처럼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Goethe'라고 써있었는데..내심 기쁘면서도 이 명언을 괴테가 어디에서 했었는지 확신할수가 없어서 그때부터 도이치는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이 명언을 과연 괴테가 언제 어디에서 했는지 찾기 시작한다.
괴테라는 사람 자체가 온갖곳에서 온갖 말들을 했었기에 이 말 또한 괴테가 했을법한 말은 분명하고 도이치가 도움을 요청한 지인들 역시 정확한 출처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모두들 괴테가 했을법한 말이라는 답을 보내온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래 어디에선ㄱㅏ 괴테가 말했을거야 그러니 이런 티백에도 명언으로 들어가 있는거겠지'라고 넘길수도 있겠지만...
괴테 연구가는 역시 정확한 출처를 찾아내길 바라고 수업을 할때도 가족을 만날때도 방송을 할때도 머리속에는 온통 괴테가 했다던 그 문장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있는데..이런 집념을 가졌기에 성공했구나 싶기도 하면서..
뭔가에 대해 그렇게 열정적으로 알고싶은 욕망이 있다는게 너무 부럽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여기저기서 마주하는 명언들이 명사들이 했던 정확한 단어로 전해지기보다 번역가들에 의해 조금씩 변화되기도 하고 그 말을 사용하는 이의 의도에 따라 유명해지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그 분야의 전문가로써 논문과 책을 수많이 쓴 사람을 우리들은 쉽게 그런 전문가가 쓴거니까 다 맞는거겠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시카리교수의 날조와 도용사건을 보면서 아묻따 믿어버리는 사람들의 심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잘못된 사실들이 진실인듯 발표되어오고 우리는 그걸 진실이라 믿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도이치를 보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싶기도 하지만..이렇게까지 해야만 맞는 일이라는걸 우리는 알수 있다는거!
나한테 괴테는 우리집 정원에 있는 장미 이름으로 더 친숙한데 이 책을 통해 괴테 소설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절실히 느꼈다 ㅋㅋ
암튼 이 젊은 작가 진심 존경스럽네~~

#괴테는모든것을말했다 #스즈키유이 #리프 #2025년아쿠타가와상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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