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 문체부 제작지원 선정작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이 흐를수록 윤주는 점점 더 분명하게 깨달았다. 결국 삶의 무게를 가르는 것은 가진 것이 아닌, 곁에 누가 있는가였다. 특히 여자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p.053

그녀는 시어머니의 병이 무엇인지 걱정하기도 전에, 그것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릴지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p.091

그리고 지금의 평화은 더는 죄책감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기 로 했다.완전히 가벼워질 수는 없겠지만, 삶이란 결국 그런 무게마저 끌어안고 나아가는 일임을 그녀는 천천히 받아들이는 중이 었다.
p.149

"그러게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비로소 어른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살아갈수록 오히려 엄마의 손길이 더 절실해지더 라고요."
윤주는 정선생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혼자 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버텨내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결국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윤주는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다.
p.200

가족사이의 돌봄은 때론 한 사람의 삶을 깎아내는 일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어머니가 정말로 바랐던 건, 어쩌면 그 끝없는 굴레를 끊어내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p.285


에휴~~이 전 포르투갈의 황제 책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대체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위해 어디까지 하실수 있는걸까..
그리고 자식들은 그런 부모의 사랑은 당연히 생각하면서 부모의 사랑을 받기만 하는걸까..
책 읽는 내내 윤주한테 화가났다. 갑자기 사망한 남편과 어린 딸과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그 상황에..대한민국이라는 이놈의 나라에서는 환경자체가 살아가기가 녹녹치 않음을 알지만.. 그래도 그녀에게는 시골의 모든 삶을 정리하고 오로지 자기 아들의 핏줄과 며느리를 위해 올라와 준 시어머니도 계셨고..가장 힘들었을때는 매몰차게 거절했지만 결국 딸에게 손 내밀어준 엄마도 계셨는데..
분명히 마음속 깊은 곳에는 알고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알고있었기에 더 겁이 나서 외면했던거겠지.. 그 외면은 결국 더 큰 사달이 나게 만든다는것도 모르고..
윤주에게 화가 나긴 했지만..그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수 있으랴..
보호자가 가장 힘들다는 치매라는 병..윤주는 남편이 사망해서 혼자였지만 솔직히 말해서 남편이 있었다하더라도 금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모든 상황은 같았을거라고 생각한다.
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부모의 돌봄은 딸과 며느리의 몫이 당연한것처럼 여겨지는걸까?
이 소설에는 시아버지. 아버지. 남편. 심지어 아들도 등장하지 않는 오롯이 여성으로만 이루어져있는 이야기라는 것도 작가님이 의도한게 아닐까 싶다.
금전적으로 아주 여유로워 전문 치료기관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면 좋을테지만..주변을 살펴보더라도 그렇게 큰 금액을 매달 지출할수 있는 가정이 얼마나 되겠냐고~~
맞벌이가 아니면 생활이 힘들어 애들도 다 부모랑은 저녁 한두시간만 마주할수 있는 현일인데..에휴~~
책을 다 읽고 이렇게 기분이 착잡해지는건 그만큼 이 소설이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거겠지?

#기억 #복일경 #세종마루 #문체부제작지원선정작 #돌봄 #치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