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황제
셀마 라겔뢰프 지음, 안종현 옮김 / 다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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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가 말하려던 건 '아버지' 였을 거예요." 교사가 말했다. "그러나 클라라는 그만 얀이라고 말했지요. 왜인 줄 아세요? 클라라의 아버지 이름이 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학생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저는 학교에서 이처럼 훌륭한 아버지를 가진 아이를 본 적이 없으니까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학교 밖에서 자신의 딸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고, 폭설로 모든 길이 눈으로 덮 였을 때에도 딸을 안고 학교로 오는 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이 작은 소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의 이름을 답으로 말한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
p.064

"하지만 그건 단순히 아저씨가 상상으로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잖아요."
"그렇지. 그러나 상상 속에서는 원한다면 축제처럼 즐거운 날로 가득 채울 수 있지." 노인이 변명하듯 말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 현실보다는 휠씬 달콤한 법이니까."
p.152

다른 이유가 있을 리가 없었다. 얀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웃에게 친절하며 정직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겐 언제나 손을 내밀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존경을 받거나 추앙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 않았던가?
p.219

"우린 돈을 원했던 게 아냐." 카트리나가 말했다. "그저 네가 편지라도 써서 작은 소식이라도 전했다면, 그걸로 충분했 을거야."
p.297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한때 너를 가르쳤던 오래된 스승으로서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 줄게. 너는 지금 한 사람의 딸로서 주어진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도망치는 거야. 그게 반드시 성공할 거란 기대는 하지 말거라. 그렇게 비슷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란다. 하지만 결국엔, 자신들이 했던 그 모든 일들이 그대로 되돌아오는 걸 여러 번 지켜봤단다."
p.308

'닌날트야! 정말로 못 봤어?여황이 이 길을 지나쳐 갈 때, 주변 어둠 속에 스며들어 그녀를 노리는 자들을? 그것은 바로 오만과 냉혹함이자, 탐욕과 욕망이야. 포르투갈 제국에서 여황이 끝없이 싸워야 할 존재들이지.'
p.327

"네가 부모님께 받은 사랑은 내가 아는 이 세상 어떤 사람의 사랑보다 위대했단다. 그렇게 받은 사랑은 반드시 축복이 되어 돌아올 게야."
p.343


푸헹~~ㅠㅠ
동화속에 푹 빠져있다가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다.
처음 읽을때부터 어라? 동화책 읽는것 같네라는 생각을 했는데 작가님이 아동문학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신 분이었다는~~
팔라 농장의 가난한 일꾼 얀 안델손은 부인 카트리나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있는 동안 자신의 삶과 가난. 원치 않는 아이까지 모든게 불만으로 신세한탄을 하며 오두막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품에 안아본 순간 얀의 마음은 180도로 변하게 되고..그의 인생은 자신의 딸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가 직접 이름 지은 클라라 피나 굴레보리에게 어떤 아버지였는지는 학교에서 교사가 모두에게 했던 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ㅠㅠ
너무 훌륭한 농장주인이었던 에릭이 사고로 사망하고 난봉꾼 같은 사위 라스가 농장을 이어받으며 농장 오두막에서 살고 있던 얀에게 문서가 없으니 땅값을 내놓으라고 하고..돈을 마련하기위해 클라라가 도시로 떠나게 되는데..
돈을 구하기 위함보다 시골과 가난한 부모에게서 떠나고자 한 마음이 더 컸음을 알게 된 얀은 아마 이때부터 자신만의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ㅠㅠ
집을 떠나고 연락이 없는 클라라를 매일 항구에 나가 기다리는 얀.
클라라가 도시에서 몹쓸일을 당했다는 소문이 모두에게 전해지지만 얀은 눈과 귀를 닫고 자신의 딸이 포르투갈의 여황이 되었고 그래서 자신은 황제가 되었다는 망상에 빠지게 되는데..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책속에 잠시라도 빠져있는것 또한 얀이 상상에 빠지듯 현실에서 잠시 도망쳐 휴식과 위안을 찾고자 하는게 아닐까..
평생을 살아오며 딸 클라라 라는 그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만 가득찼던 얀이..자신의 모든것이자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였던 클라라가 떠나서 연락도 없이 돌아오지 않을때 그 슬픔을 참아내는 유일한 방법이 자신이 만든 상상속에 살아간다는거..그렇지 않고서야 일상생활은 살아갈수 조차 눈뜨고 숨쉬는 그런 당연한삶조차도 살아낼수 없었을터..
왜 자식들은 자신이 먼저이고..부모들은 자식이 먼저인거냐고 ㅠㅠ
결국 클라라가 돌아오고 변해버린 자신의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치려 하는 모습까지도..우리네 자식들을 보여주는거 같아서 ㅠㅠ
마지막까지도 클라라를 지키고 보호해야한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했던 얀의 사랑에 눈물샘 폭발 ㅠㅠ
이 책 너무 좋잖아~~~
닐스의 신비한 모험도 읽어봐야겠다

#포르투갈황제 #셀마라겔뢰프 #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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