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초엽 지음 / 래빗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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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지금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를 꿈꿔요. 그 욕망 중 쉽게 승인되는 것들은 거대한 시장을 이루죠. 하지만 승인받지 못한 욕망들도 결국은 어디론가 흘러들어 조그만 웅덩이를 만들어요. 그런 갈망은 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p.017

"맞아요. 그동안은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균열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잘 밀봉해왔다고 믿었지만 한번 틈이 생기면, 사실은 그 전에도 괜찮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죠. 계속 충격이 가해지고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위태로웠는데, 겉으로는 부서지지 않았으니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던 거예요. 지금은 견디다 못해 빠그작, 이미 갈라졌고요."
p.063~064

더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지금 당신을 만나러 와야 했어요.
이상하지? 앞으로도 난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거야. 고작 그말을 다시 쓰기 위해, 그렇게 많은 새들이 필요했다니.
p.131

모아는 생각했다. 밤하늘의 별처럼 멀리 있어도 사람들은 그것을 사랑할 수 있고, 어쩌면 때로는 그게 더 나은 사랑의 방식일 수도 있다고.
p.178

가능성의 세계들이 있는데 그 세계들은 구원이 될 수없고, 가능성을 실현하는 건 제가 살아가는 여기여야 했던 거예요. 그거 아세요? 얼음물 목욕을 하면 너무 고통스럽고 온몸이 덜덜 떨리는데, 그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대요. 우린 어떻게든 고통에 적응해 살아갈 방법을 찾는 이상한 몸을 가졌나 봐요. 그 사실이 지긋지긋한데 또 저를 살게 했어요.
p.360

역시 김초엽! 단편소설 좋아하지 않는데도 김초엽 작가님의 단편은 어떤 독특한 상상력으로 놀라게 해 주실런지~~하는 기대감을 준단말이지~~^^
미리 읽어본 무크지를 통해서 책제목과 같은 양면의 조개껍데기 작품이 너무 궁금했었다.
지구에 살고있지만 지구인이 아닌 셀븐인인 '샐리' 자라면서 내면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가..그게 자신의 다른 자아라는걸 알게된 후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일을 통해 만나게 된 류경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그녀는 샐리의 다중 자아를 한번에 구별하며 레몬과 라임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여성의 몸 자체부터 인정하지 않는 레몬..그런 레몬을 분리시키고 싶어하는 라임..
얼마전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했던 한 출연자가 떠올랐다.다중인격을 가진채 살아가고 있고 본체이자 가장오래 살아왔던 이는 근육이 다부진 헬스트레이너..그런데 다른 인격은 너무나도 여성스러운 성격의 여인..결국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가슴수술까지는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하던데...
그냥 한 사람의 나로써 온전히 일상을 살아가는 나는 감히 상상도 할수 없을듯한 일이라서 얼마나 힘들지 뭐라고 말을 할수도 없을듯하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있고 그 모습들이 모두 함께 모여 나라는 인격체가 존재하는 것이기에 레몬과 라임이 서로를 온전히 인정하고 그 둘의 자아를 모두 사랑하는 이도 있기에 결국 샐리는 잘 지낼거라 믿는다!
진동새와 손편지~~나 왜 눈물나냐고~~
우주선을 가득 채우고 있던 진동새들..그 진동새들의 진동이 언어라는 걸 알게되고 그 뜻을 알게 되었을때 캬~~역시 사랑이다! 짧은데도 진심 너무 좋았던 단편이었다.
마지막 단편인 비구름을 따라서는 읽으면서 진심 작가님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인가 감탄했고..공대출신 작가님이기에 나올법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했다.
노바 파우치라는 게임까지 창조하신 작가님 와우~~근데 이 게임 진짜 있으면 애들 창의력 길러주는데 너무 좋을꺼 같은 생각!
너무 사소하고 쓸모가 없기에 반투막을 통과해서 넘어온 물건들..
지금의 이 현실에서 자신은 쓸모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
하지만 이연이 넘어온 물건들을 소중히 여기고 의미를 부여했기에 이 세계에 남은 것처럼..
쓸모를 증명하라는 이 세계에서 반항하며 쓸모없음을 선택한...
그래서 이연은 저 너머 세계로 넘어간 것일까?
이미 이연에게는 자신을 의미있게 생각하는 이들이 존재하는데?
그저 상상할수밖에...

#양면의조개껍데기 #김초엽 #김초엽소설집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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