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거짓말이었기에 무슨말이든 할 수 있었고. 누구든 될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을 지도 모른다.그 무한한 가능성에 계속 끌리기 시작한 것이.p.010다음 선반에도 수많은 그릇과 접시와 잔 들이 늘어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한쪽으로 기울어 쓰러질 것 같은 도자기도, 완벽한 곡선을 지닌 도자기도, 도통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는 도자기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각자의 쓸모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게 조금 숨 막혔다.p.042본래의 자신으로써는 세상에 그 어느것으로도 쓸모가 없고 거짓으로 살아야만 쓸모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해진.거짓으로 얻어낸 미술학원에서 완벽한 원을 그려내는 강희를 만나고 강희의 동그라미를 따라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에 스스로의 원을 그려내는 해진. 원이 아닌듯한 원이었음에도 강희는 유일하게 그 그림만이 '진짜'라고 말해주고 그 말에 해진은 자신을 알아봐줌에 기쁘면서도 욕심나게 만들었다..해진은 자신이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랬다. 강희처럼 되길 바랬다.재미를 찾을수 있는 여유가 부러웠던 걸까..어느날 강희가 사라지고 해진앞에 나타난 종서.종서어 손을 잡았을때 자신의 손과 너무나도 똑같은 크기의 손을 느끼는데..종서의 손은 누구와 손을 잡더라도 상대방의 손 크기와 완벽하게 같은 크기로 변하는데..인간은 오롯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을 부러워하고 타인처럼 되길 바라는 그 마음이 반영된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강희의 곁에서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고 싶던 해진.할머니와 살던 어린시절 할머니가 틀리게 쓴 글을 지우고 남겨진 지우개 찌꺼기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데 기쁨을 느끼던 강희.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너무 변해버린 할머니의 모습과 죽은면 그 아무것도 쓸모가 없어져버린다는 현실에 허망함을 느끼고..영원히 깨지지 않는 도자기도 있다는 선생님의 말에 그런 재미있는 도자기를 만들기로 한다.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해진은 강희처럼 쓸모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강희에게 자신이 쓸모있다는걸 스스로 느낄때 안도감을 느끼고..강희는 삶을 악착같이 살아내는 해진의 모습에 해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는듯 했다.솔직히 쉽지 않은 책이었다. 지구의 것이 아닌 새로운 존재가 등장하고 그것들의 죽음을 돕는 일에 재미를 느낀 강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영생을 선택하고~~사라진 강희가 남긴 찻잔..구멍이 뚫려 있어 찻잔으로써의 쓸모가 1도 없던 도자기..하지만 그 찻잔을 뒤집어보니 이글루와 같이 보이는 집모양이 되고..그곳에서 강희의 모습을 찾을수 있었다..강희 없이 오랜시간이 지나고 종서가 자신에게 남긴 찻잔에 새겨진 좌표를 따라 떠나고 그곳에서 뒤집은 찻잔과 똑같이 생긴 건물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재회하게 된 두사람..창문 너머를 보기위해 모자란 딱 한 계단..우리는 살면서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떠나보내기도 하고..소중한 인연임에도 이해하지 못해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찻잔을 하나의 찻잔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뒤집어도 보고 세워보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것이라도 각자 나름의 쓸모가 존재한다는거..아무리 내가 왜 존재하는건지 모르겠고 나의 쓸모를 모르겠더라도..분명히 내가 존재하는데는 그 이유가 있다는ㄱㅓ..작가님의 의도를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내 감상은 이랬다 에휴 어려워~~#찻잔뒤집기 #성수나 #자음과모음 #트리플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