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강진아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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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에야 도희와 자신은 입장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쟤는 이 상황에서도 나를 평가할 여유가 있구나. 실망씩이나 할 여유가.
p.054

'위조지폐 적발, 창원 중학생의 증언' 이 년 동안 천만 원가량을 위조했다는 중학생은 왜 가짜 돈을 만들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차경은 눈으로 읽은 문장을 입 밖으로 뱉어보았다.
"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p.061

관계란 때로는 의지와 상관없이 이어진다는 걸, 차경은 원준을 통해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수동적 상태는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일귀내야 했던 차경에게 꽤나 매혹적이었다. 이후 차경은 종종 벌레에게 자신의 감정을 덧입혀 보곤 했다. 거미줄에 걸린 기분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을 거라고. 다가오는 거미를 보면서 어쩌면 안도했을지도 모르겠다고.
p.128

처음 책을 받고부터 단 한번에 눈에 띄지 않았었던 은색 띠~~
책을 다 읽고나서야 그 존재를 깨닫게 되고서 우와~~센스좀 보소 하며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저 띠를 하지 못해서 걸렸던 위조지폐 5만원권..
그로인해 혜미가 죽게되고 9장의 미완성품을 가진채로 자신의 인생을 협박하던 도희..
그리고 사기꾼 부모의 자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차경은 그 꼬리표를 숨기기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고있었지만..
모든걸 가졌음에도 잘못된 인성으로 인해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희에게 걸려들고..
단 한번도 친구라는 존재를 가져본적 없던 차경은..이 낯선 감정에 흔들리지만..우정인줄 알았던 도희의 실체가 드러나고..
빠져나올수 없는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된다.
사기꾼 부모. 찢어지게 가난한 현실.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
스스로 할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글로벌 기업인 엔티 입사 면접대상이 되고 드디어 이 모든 과거를 떨쳐내고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는 희망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지만.. 혜미의 죽음 이후 유학을 떠나고 sns계정마저 사라졌던 도희가 나타났다.
도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차경을 읽으며 입안이 씁쓸했다.
그녀의 선택은 이거밖에 없었던걸까?
진짜가 될수 없어 가짜를 만들수밖에 없었다...
차경이 오로지 진짜 자신을 위해 하는 일들이 있었을까? 차경은 끝내 진짜 자신를 알아보지 못할것만 같아서...
도희 또한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집안일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기에..겉으로 보이는 가짜 모습을 진짜로 만들려 그렇게까지 노력했었던걸까..
근데 그 노력들을 그런식으로 했으면 안된다는건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걸까?
차경이 선택한 원준 역시 자신이 원하는 진짜 인생이 아니라 엄마가 원하는 삶. 점쟁이가 하라는 대로...가짜의 삶을 살고 있는건 아니었는지..
책 표지를 빼서 안쪽을 보면 긴 포스터로 차경의 모습이 그려져있는데..표지 앞의 차경과 다른 인상을 준다..
첫 장면부터 심사임당 눈동자에 집착했던 차경..안쪽의 차경의 눈동자가 다른 이유는..그녀 스스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수 없었기 때문인건 아니었을까...


#진짜를만들수가없어서요 #강진아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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