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와 광기
야콥 하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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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사고 싶다면.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할복할 것이냐 아니면 실제로 할복할 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는 거였죠. 그렇게 멀리 와 있더란 말입니다.
p.017

고기가 없는 제 삶은 마치 불법 수용소에 붙잡혀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시간은 공포의 장소에서 가장 가학적인 고문을 행하는 형리刑吏였고요. 지나간 순간들은 모두 기쁨이었고, 다가올 순간들은 모두 고통이었습니다.
p.051~052

너무도 독특한 소설이었다.
죽은 동물들의 모습이 청소년 위해 판정을 받고 마트에서는 정육 코너를 분리시키고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 시키는 세상..
크리스마스 모임에서 고기를 먹는 다는 이유로 모두의 경멸에 찬 시선을 받은 주인공은 반 강제적으로 원치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고..
그런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인플루언서 톰 두부.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은 육식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고..
원하지 않지만 모두가 해야하기에 따르고 있는 채식으로 인해 점점 미쳐가는 듯 했다.
그로인해 아내와 결별하고 살도 빠지고 직장도 잃고 성기마저 잃게 되는데..
그러다 만나게 된 육수맛내기69로 인해 다시 육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은 육식파 친구들과 함께 채식주의자들을 육식주의자로 돌리기 위한 작전을 위해 '유로파 정육가공품'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장을 죽인죄로 경찰에 조사를 받으며 책이 시작되었던 거였다.
짧은 소설임에도 엄청나게 잔인하고 극단적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현재 사회와 너무 동떨어지지 않아 일어날수도 있을법한 일이기도 하고..
채식주의자와 육식주의자라는 주제를 떠나서.. 현재 우리들 역시 유행처럼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할때 반기를 드는사람에게 어떤 시선을 보내고 있었는지..
맹목적으로 그게 옳다고 생각하며 눈과 귀를 닫아버리진 않았는지..
소신대로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한 톰 두부 같은 인간은 주변에 너무나 많을게 뻔 해서 진심열받았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는데 작가님은 스스로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지만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은 거부한다는 말에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잘 보여진게 아닌가 싶다.

#소시지와광기 #야콥하인 #문학동네 #채식주의자 #육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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