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고유한 기억이 필요해.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그래야 시작할 수 있어.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말이야. 그게 단 한 장면에 지나지 않을지라도."p.088스태프들이 하는 말을 들었어. 내가 사라져도 내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몸을 잃은 기억은 아득한 우주를 영원히 떠돌게 된다고했어. 나는 떠돌지 않을 거야. 어떤 형태로든 너에게 갈게. 먼 길을 돌고 돌아도 결국은 너에게 닿을 수 있도록. 네가 누구인지 잊지 않도록 기억을 보낼 거야. 그러니까 너는 내 신호를 알아봐 줘.p.146너희 두 사람 사이에 생겨난 감정이 네트워크에 어떤 메커니즘을 만들어 냈어. 그 덕분에 지워져야 할 것이 지워지지 않고 생겨나야 할 것이 생겨나지 않았지. 우리로서는 꽤나 골치 아픈 문제를 맞닥트린 거야.p.267뇌에 ID칩을 박고 기억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미래..주인공인 정한은 모든 기억을 더 많이 받으려하지만..자신이 원하는 기억은 받아지지 않고..안은 모든 기억을 최대한 지우려고 하지만..지워지지 않은채로 남겨진 기억들이 있다.정한과 안. 그 둘은 기억속에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검푸른 호수 앞에서 만나는데..과연 이 둘의 관계는 뭐였고...기억이 오류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인걸까..아이들을 모아 실험을 했다고 도시의 괴담처럼 전해내려오는 '블루진프로젝트'안은 다섯명의 아이와 함께 기억을 공유하는 실험을 당하는 아이였고..정한은 기억을 조각내 누락시킨 채로 다시 삽입하는 실험을 당하는 아이였다.기억을 저장한다고? 여러명의 기억을 함께 공유한다고?기억에서 감정만을 제거하고 다시 주입하여 인간성을 잃은 사람들을 조종하려는 거대 기업의 숨겨진 비밀..이런 흥미진진하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진 기억과 관련된 이야기의 배경은..정한과 안의 '사랑'이라는 그 유일무이한 감정으로 다 뒤덮혀버렸다.이 책은 그냥 사랑이야기이다.그렇게 지우려 애쓰더라도 누군가를향한 감정은..마음속 그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다시 깨어날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감정인가를 설명하고 있는 소설이면서..기억이라는 게 사라지면 내가 온전한 내가 될수 있을지..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도시의소문과영원의말 #나인경 #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