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피엔스
해도연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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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평단

우주는 처음부터 인간을 알지도 못했다. 우주 어딘가에 있는 작은 행성에서 찰나의 순간 불꽃처럼 살다가 사라진 존재에게 우주는 관심이 없었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너희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듯 우주는 평소처럼 성운을 만들며 화려한 불꽃놀이를 펼치고 있었다. 인간이 존재했든, 사라졌든, 애초에 있었던 적이 없든 아무것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별들은 여전히 타오르고 죽으며, 성운은 별의 유해로 허공을 채워나가면서 새로운 별들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p.050

사실 퇴화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지만 에리카는 그 말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건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표현이었다. 저들은 기존의 인간이 결코 견더내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나름의 진화를 거친 것일 뿐이었다. 자연선택의 결과이자 자연의 당당한 일부였다.
p.142~143

우주는 인간의 비극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인류는 그 어떤 의미도 남기지 못했다. 이 거대한 공허 속에서, 인간의 생존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가치도 없었다. 비겁하기까지 했다.
p.201

요즘 읽는 책마다 너무 재미있어서 진심 행복하다.
듀나의 바리를 읽고난 다음 이 책을 읽은 게 신의 한수 인거 같기도^^
깨어나보니 25000년이 지난 지구라니..
보통 지구의 생명이 다해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소설들은 많이 봤지만..인간들로 인해 죽어가는 지구가 다시 재생되기를 기다렸다가 깨어나게 설계된 캡슐안에서 동면 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
기억에 오류가 생겼는지 자신의 이름조차 떠올릴수 없지만..깨져버린 글자들 사이에 에리카 잭슨인듯한 글씨를 유추하여 자신에게 에리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주변 탐사를 시작한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자신이 살던 시대와 비교도 안되게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느낄수 있고..그때와 닮은 듯 다른 식물들과 동물들..
어느날 조랑말과 코끼리를 합친듯한 외형에 기다란 코가 갈라져있고 그 갈라진 코끝에는 손가락 비슷한 모양이 있어서 인간의 손처럼 보이는 커다란 동물들을 발견하고 에리카는 그 존재를 켄티펀트라 부르는데 상당한 지능을 가진 켄티펀트는 에리카를 위협하고 심지어 그녀를 사냥하려는 덫까지 설치한 걸보고 에리카는 켄티펀트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귀에는 보석으로 가공된 귀걸이가 끼워져 있었는데..인간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이 시대에 이토록 정교하게 가공된 귀걸이가 끼워져있는건 대체 무슨 의미인걸까?
켄티펀트 무리가 지키고자 했던 아기 켄티펀트..그의 귀에는 귀걸이가 없었고 벽화를 통해 자연에서 탄생한 유일한 개체임을 알게 되는데..다른 켄티펀트들과 다르게 에리카를 겁내하지도 않는 켄티와 함께 에리카는 자신의 임무를 찾아서 떠난다.
숲을 벗어난 먼곳에 있는 도시 한가운데 방주가 있고 먼저 깨어난 에리카가 환경 조사를 마친후 잠들어 있을 인류를 깨우는게 자신의 임무라고 확신한 에리카는 켄티와 함께 방주로 향하는데...
켄티와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나 울리면 가만 안둘꺼라고~~괜시리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읽어나갔는데..
댄장 결국 눈물나게 만드는 작가님 ㅠㅠ
지구상에 단 한명 남은 인간이라는 개체..인간들을 깨워 다시 문명을 이루려했지만..인간이 없던 25000년 동안 이 지구에는 다른 개체가 살고 있었고..
그럼 그들에게 내어주는게 맞는거 아닌가..
아니 애초에인간이라는 이유로 우리가 지구의 주인도 아니면서 주인행세를 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기 방어를 위해서는 그 어떤 생명체라고 죽일수 있게 만들어진걸까? 꼭 자신들이 나머지를 지배해야만 속이 시원한걸까?
방주에 다달았을때 상상도 못했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고..
마지막 장까지 꽉채워서 흥미진진했던 소설이었다.

#라스트사피엔스 #해도연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sf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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