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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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작가는 독자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타인의 관점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능력을 가졌다. 칸즈위안이 '등장인물의 성격과 대사를 능수능란하게 만들어내는 천재적인 작가'라면 그 자신도 배우처럼 다른 인물의 이미지를 태연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이다.
p.093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모두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강자가 되길 바라는 종족이며, 약자를 착취함으로써 쾌감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궁극적이고 원시적인 의의일 것이다.
p.166

그는 L이 왜 만나자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서로 얼굴을 보아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할 수 있고, 상처투성이인 자아를 위로해줄수 있기 때문이다.
외로운 두 영혼이 그 순간 진정으로 서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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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6

부자가 10달러를 도둑맞으면 경찰은 그의 지위와 신분에 늘려 호들갑을 떨면서 도둑을 잡으러 다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한 가정이 통째로 사라져도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p.328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서 이러는 거예요. 죽은 사람이 악인을 처벌받게 할 수는 없으니까, 살아 있는 내가 대신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p.341

우와~~~~진심 너무 재미있잖아!
괜히 찬호께이가 아니었구만~~
풍선인간이랑 1367 읽었는데 그 작품들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 유명한 망내인 아직 안 읽었는데 꼭 봐야겠다는 목표의식이 샘솟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20년 가까이 운둔형 외톨이로 어머님과 함께 살지만 화장실이 포함된 자신의 방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던 40대의 '세바이천'이라는 남성이 숯을 피워 자살한채 발견된다. 그  장소에 출동했던 경찰은 누가봐도 자살이 분명해보이는데 왜 경찰이 와야하는건지 불만을 토로하던 중..옷장안에서 토막난 시신이 담겨있는 수십개의 유리병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단순 자살이 아닌 강력범죄사건으로 전환되는데..
사망한 세바이천의 엄마와 옆집에 살면서 세바이천과는 가장친한 친구였던 칸즈위안은 그가 개미한마리 죽이지 못할만한 성품이었다며 토막난 시신과 관련이 없을거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기본적으로 흘러가는 줄거리 사이에 '망자의 고백'이라며 죽은 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적은 내용이 나오고..또 제목 미정인 소설에서 발췌했다는 내용도 껴있는 액자형식의 책으로 망자의 고백부분의 페이지는 먼지가 묻은듯한 효과가..소설발췌 페이지는 검정색에 흰 글씨로 변화를 줘서 읽는 재미마저도 완벽했던 책이었다.
나름 추리소설 많이 읽어서 반전도 잘 찾고 추리력도 괜찮다 생각했는데..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진실에 먼저 닿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을지 궁금하다. 절대 없었을듯~~^^
담당 형사인 쉬유이가 의대를 다니다 그만두고 작가가 된 칸즈위안과 함께 사건을 조사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새로운 단서들이 밝혀지면 망자의 고백에서 알지못했던 고백들이 쏟아지고 그러다 소설발췌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서 점점 더 아리송해 지고~~ 
결국 모든게 해결된듯 했더니만 난데없이 드러난 진실에 뒤통수를 지대로 얻어맞은 느낌!
추리소설로써 진심 너무 잘 쓰인 책이면서도 좁은 땅에 너무나도 많은 인구밀도..초고층  건물들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그 안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홍콩이라는 지역이 배경으로 깔리면서 너무도 잘 묻어났던거 같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너무 신이 나서 남은 페이지 줄어드는게 아쉽다구!
강력추천!

#고독한용의자 #찬호께이 #위즈덤하우스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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