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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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을 것 같아요. 배가 피오르 건너편에 닿았을 때 그녀가 말했다.
뭐가요? 그가 물었다.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가 참 좋을 것 같다는 말인가요?
당신이 항상 생각해왔던 것 말이에요.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그날 자전거 바퀴에 펑크를 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평생 부인했다.
p.083~084

누구나 언젠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다가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계에 다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패배를 견더내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운명과, 심지어는 삶에서 벗어나는 출구까지도.
p.116

내 안의 날씨도 이렇게 변한다. 그는 일지의 어딘가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나는 피오르 같은 사람이다. 피오르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 다시 부풀어
오르고 가라앉는다. 그렇다, 페리 운전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람이지만 신뢰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피오르 안팎을 막론하고 항상 그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 마치 물이 부서졌다가 합쳐지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감싸안는 것처럼.
p.119

어떻게 피오르를 건너왔나요? 그가 물었다.
물론 자전거를 타고 왔죠. 그녀가 대답했다.
p.270


생의 마지막 하루에 그가 살아온 인생을 담백하면서도 유머스럽기도 하고 로맨틱하면서 슬프게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
노르웨이의 피오르 사이를 오가는 페리를 운전해온 닐스 비크.
그래서 그는 마을의 거의 모든사람들을 알았고..그들의 죽음도 봐왔다.
그런 그가 생의 마지막 날에 떠났던 사람들을과 동물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그들과의 추억을 덤덤히 이야기한다.
제목이 스포이듯이 삶의 마지막 하루를 이야기 하는거라면 무척이나 무거운 소설이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 담담하게 와닿는구나라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오히려 훨씬 더 깊이 있게 느껴졌던 소설.
책을 읽고나서 생각도 많아지고.. 이 감정을 어떻게 글로 풀어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서평을 쓰는 시간이 너무도 오래걸렸다.
인생의 마지막 날에 그를 스쳐갔던 많은 인연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결국 마지막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마르타와 재회를 하는데.. 한평생을 피오르를 오가는 페리 운전사로 지냈던 특별할것 없던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특별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지 않았나 싶고..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을때도..내 삶이 이렇게 특별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마지막을 맞이할수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바램..
혼자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괜시리 닐스비크 때문에 마중나올 사랑했던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닐스비크의마지막하루 #프로데그뤼텐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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