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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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 모두가 상식적이고 선량한데 자신만 이 꼴이라서 우혁은 조금 울었다.
울면 문제가 해결되나?
김 형의 말대로 미친 짓을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으니까 눈물이 나는 것이다.
p.071

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뉠 만합니다. 하나는 가진 사람이 더 많이 얻어내려 할 때 발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의 가지지 못한 사람이 삶을 동아줄처럼 붙들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전자와 후자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거니와 후자를 전자보다 미워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둘은 종종 뒤섞입니다. 가진 사람의 위에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으며. 없는 자의 아래에는 더욱 없는 자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용서와 이해는 몹시도 어려운 일이 됩니다.
p.198

진심은 맹목적인 매혹과 결부되었으며 고결한 순교자는 광신도의 다른 명칭이었다.
p.239~240

조세희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우혁은 인의와 통치가 다른개념이라는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에는 실로 많은 감정이 뭉뚱그려져 있으며 그 세부는 종종 충돌한다는 사실을 재인식했다. 자애와 욕망은 상이하거니와, 친절로 열정을 충당할 수도 없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사랑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삶의 불꽃을 틔우며, 심지어는 둘을 동시에 하기까지 한다.그 점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정말 뜻깊은 삽화다.
p.345

"현실을 보라고. 우리 모두가 최종적으로는 죽는다 해도,지금 당장 누가 어떻게 죽느냐 하는 건 각각의 삶에서는 중대사안이야. 그리고 세상이 계속 세상이라면, 그런 까닭에라도 뭐든 해야 하지. 행동하지 않는 것조차 일종의 행동이니까."
p.362

도박꾼들은 최종적으로 모두 잃고 만다지만, 지금 당장 덤벼서 이길 생각조차 않는다면 뭣 하러 카지노에 갑니까? 또 반대로, 카지노 입장에서도 종종 잭팟을 터뜨려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모객하겠습니까? 우리 인간의 삶이. 세상이 원래 그런 식 아니겠습니까?
p.385


80억명의 목숨을 게임판위에 올려놓았다!
1990년대를 보낸 이들은 모두가 알만한 '1999년 휴거'
1999년 12월 31일 지구가 멸망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던 사람들..
그런데 그 때의 멸망이 실제로 일어날 일이었고..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어린아이가 세상에서 더 놀고싶었기 때문이라고?
'만약 네가 세상을 끝장낼 수 있으면. 그러고 싶으냐?' 라고 적혀있는 소개글에 신학 스릴러 너무 재미있겠는데?하고 잔뜩 기대를 했었다.
이렇게나 심오하게 들어가는 책일꺼라고 생각못한 1인!
어릴때 물난리가 나던 계곡에 자진해서 빠졌던 우혁. 분명 자신은 죽었었지만 긴머리의 군화를 신은 소년이 자신을 되살렸고..다른이에게 말하면 죽을거라며 다시 만나지 말자며 떠나고..
시간이 흘러 34살이 된 우혁은 도박으로 수억을 날려먹고..자신에게 도박을 가르쳤던 김 형이 자신의 학원에서 일하라며 우혁을 데려온다.
그러던 어느날 학원앞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고..야근을 하러 돌아간 학원안에는 어릴적 자신을 구했던 그 소년이 그 모습 그대로 앉아있는데...
소년의 이름은 '이도유' 자신이 죽으면 심판이 시작될거라고 믿는 '새천년파'에게 쫓기고 있고 1999년 32명을 자살시키고 살아남은 조강현은 자신만의 신념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기위해서 이도유가 필요하기에 그를 쫓고 있다. 이에 이도유는 우혁에게 자신은 북한을 건너 다른 나라로 건너갈 예정이니 설악산까지 데려다주길 원하는데..
지금까지 2천년이 넘는시간동안 마흔다섯번째 몸을 옮기며 살고있다는 '이도유' 그를 쫓는 새천년파와 조강현.
그리고 이도유에 의해 두번이나 살아난 최우혁.
줄거리만 대충 보면 쉽게 읽힐것 같지만..
논술 강사인 최우혁과 예수의 감독 직분인 이도유. 학원운영하는 김형. 유학파 조세희. 대기업 회장인 조강현.
하나같이 말꽤나 하는 사람들을 한데 뭉쳐놔서 말빨들이 말도 못한다. 신학과 철학.미스터리.휴먼이 한데 섞여있다고나 할까..
마흔네번이나 몸을 옮기고..아니 마흔 다섯번째 몸을 옮기고 마흔 여섯번째 사람으로 살아가는동안 아직까지도 심판이 실행되지 않은거 보면..일부러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사람에게로 옮겨가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ㅋㅋㅋ
가족마저도 믿지 못하는 우혁에게 김형같은 단 한명의 존재가 있어서 80억의 생명을 지켜내는거 보면 ^^;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중에 김형이 최고!

#피와기름 #단요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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