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끝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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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일관성을 요구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만약 신화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쓰인 이야기라면 그 안에는 필연적으로 모호함과 모순 그리고 사랑과 잔혹함, 비열함을 내포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자체가 모호하고 모순 투성이이며 사랑과 잔인함, 비열함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p.046

"다른 이에게 지독한 상처를 준 사람에게는 저주가 걸리죠. 그 저주를 다른 이에게 전염시키면 조금은 편안해지지. 그래서 나도 당신도, 지금의 나와 당신인 겁니다."
p.103

오랜 침묵이 찾아왔다. 그때까지도 너새니얼은 고독 속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진정한 고독이 이토록 가혹한 것인지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진정한 고독은 고독을 예감하는 것만으로 사람을 미치게 할 수 있었다. 진정한 고독은 시큼한 냄새를 풍겼다.
"적어도 말이야." 피아 헤일런은 속삭이듯 말했다."배부르게 해주고 싶었어."
p.122

모든 신화와 전설이 그러하듯, 블랙라이더 전설은 세계적인 규모의 가치관의 대전환과 개개인에 의한 작은 오해와 혼동이 쌓여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p.158~159

"어떤 사람에게 무엇이 제일 소중한지는 그 사람밖에 몰라.나는 텅 빈 인간으로 보이는 걸 무엇보다 참을 수 없었어. 비었다고 생각될 바에야 살인자로 여겨지길 바랐어. 살인자가 되고나서는 속이 텅 빈 살인자로 여겨질까 두려웠어. 그래서 다음 문을 열었지."
p.203~204


제목과 소개글을 봤을때는 이런 내용의 소설일꺼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인간이 식량으로 전락한 세계에 구원자라는 인물이 등장해서 그런 세상을 바꾸려하는~~그냥 읽기에 재미있을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일줄이야...
소설이기보다 인문학 사회학에 관한 책을 읽은것 같기도하고...
2173년 6월 16일 나이팅게일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고 50억이 넘는 인구가 사망하고..살아남은 사람 대다수는 백성서파에 귀의한다. 소행성 충돌에 비교적 피해가 적은 지역을 캔디선이라 부르며 나눠지고 그 밖의 지역의 생존자들은 먹을게 없어..자신이 살아남기위해 인육을 먹게 되는데..
그런 세상에서 메시아처럼 떠오른 너새니얼 헤일런. 백성서파는 자신들의 교리에 맞지 않는 인물들을 처단하기위해 사람들을 보내고 그런 사람들을 찾는 직업을 가진 네이선은 너새니얼을 찾으러 떠나있던 도중 부인 마리앤이 백성서파의 변태적인 정신병을 가진 이에 의해 잃게된다.
그로인해 힘들어하던 네이선이 너새니얼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위해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액자형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름다운 외모로 예술단 면접을 가던 피아 헤일런이 범죄자 세명에 으해 강간을 당하고 그로인해 9개월후에 선천적으로 병을 가지고 태어난 형 우드로 헤일런과 동생 너새니얼 헤일런.이렇게 쌍둥이를 출산한다.
돈을 뜯어내기 위해 접근한 존 마라발에 의해 역으로 수많은 빚을 지게된 피아. 어느날 집에 몬드 솔라라는 사채 독촉업자가 집으로 찾아오고..
그는 너새니얼에게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이 피아를 죽이게 될거니 니 손으로 보내드리나는 말을 하고.. 이 말에서 피아는 한가지 해서는 안될 생각을 떠올리고 우드로 헤일런 앞으로 고액의 생명보험을 가입한다.
어느날 고열에 시달리던 너새니얼이 피아가 우드로를 집 기둥에 목메다는 모습을 보게 되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우드로와 피아를 보내고 자수하여 감옥에 수감되는데..
그곳에는 양극성장애를 가진 유명한 살인귀 대니 레번워스가 있었고..그 안의 둘 모두가 반한 너새니얼을 신처럼 바라보게 되는데..
운석 충돌로 무너진 교소도에서 살아남은 두사람은 함께 길을 떠나고..
식인을 하는 이들을 만나지만 자신이 먹을게없음에도 가진것을 모두 베풀며 다니는 그에게 소문이 붙기 시작하고..그가 아님에도 그의 이름을 사칭하고 다니는 이들이 생기며..점점 그는 신적인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한다.
유다와 예수. 칼과 너새니얼..작가님 대박!
책을 다 읽고나서..선이란 과연 무엇이고..악이란 무엇인지.. 그걸 구분짓는 이가 누구이며..나누는 기준이 대체 무엇인지...
너무나 많은 생각을 던지게 해준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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