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 살인
혼다 데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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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감으로써 조금씩 이 아쓰코라는 여자가 부서지고 있다면, 진실을 고백함으로써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가 그녀 자신을 벌하고 있는 거라면. 그렇다면 취조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p. 093

아쓰코는 이제 폭행 피해자도, 공범자도 아니고, 우메키 요시라는 남자의 분신인지도 모른다.
요시오는 감염된다.
기와다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p.104

영토 문제라는 것은 공격받은 측이 포기했을 때 끝이 난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공격하는 측, 영토를 원하는 측은 언제까지나계속 집적거린다. 손에 들어올 때까지 집요하고 끈질기게. 거기에 지쳐서 '이제 모르겠다'라고 생각하면 공격받는 측은 끝장이다. 패배가 확정된다.
p.120

"남땜인두... 물론 그 이야기만으로도 무섭지만, 이제 별로 놀라지 않는 저 자신이... 더 무섭네요."
분명 사람은 익숙해진다.
즐거운 일에도, 괴로운 일에도, 상냥함에도, 미움에도.
남에게 상처 주는 일에도.
p.218

내가 지금 대체 뭘 읽은거지?
지금껏 수도 없이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단연코 최고로 힘들었다고 말할수 있는 소설이었다.
나름 잔인한거 잘보고 잘읽는다고 자신했었는데...
이 책은 정말...
픽션이 아니라는거와..감정이 배제된채 자신이 보고 겪고 행한 이야기들을 너무도 덤덤히 내뱉는 유키에의 진술 때문에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띠지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라!'라는 글이 적혀 있는지도 알겠고..
잠시 쉬어가며 읽어나가는 나를 보면서..
진짜 인간이란 생명체가 이렇게 쉽게 익숙해지는거에 스스로도 놀랬다.
처음에는 눈을 질끈 감고 상상하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계속 반복되는 잔인한 장면들에 어느정도는 무뎌졌다는거...
이래서 사람이 무섭다 ㅠㅠ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내 머리로는 답이 안 나오는게..
진심 이런 일이 있었던 거라고?
온몸에 상처투성이의 17세 소녀 마야.
요시오와 아쓰코에 의해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고 자신의 아버지가 이들에게 살해당했다고 말하는데..
사건을 조사할수록 기분나쁘게 무겁고 끈적한 기분을 떨쳐낼수 없는 경찰.
한편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 세이코와 동거중인 신고.
둘은 행복한 동거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어느날 세이코의 친부라는 사부로씨가 집에 머물게 되고..신고는 하는일도 없이 자신의 행복한 생활을 방해하는 사부로가 수상해서 뒤를 밟게 되는데...
유키에의 진술과정과 신고의 이야기가 교차로 쓰여있어 과연 두 이야기의 접점이 어떤식으로 이뤄질지 궁금했다.
마지막 책을 덮고 난 이후에 멍~~한 상태가 된 1인.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이 아닌 사람들도 존재하는게 맞는거 같다.
짐승이 인간의 형태로 태어났다고 해도 될만큼..
인간이면..인간이라면 할수 없는 일을 서슴치 않고 하는...
그런 짐승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하고 세뇌를 당한 인간들은 얼마나 나약한건지...
소설의 결말은 꽉 닫힌 결말이 아니기에..
실제 사건에서의 결말은 어떻게 판결되었는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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