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들은 타인이 믿을지 말지는 별개로, 말하는 당사자가 진심으로 믿으면 무의미한 것에도 막대한 의미가 생겨난다는 걸 나는 그녀를 만나고 비로소 알았다.p.066타인의 말을 조각조각 이어붙여 만든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고 누구에게 전달되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주어진 글자를 계속 나열해야 하는 삶이란 무척이나 공허하고 괴롭지 않을까. 그렇게 동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AI에게는 고통도 기쁨도 인생도 없고 상처받을 일도 없으니 이건 별 의미 없는 동정이다. 인간이라고 해서 누구나 쉽게 말을 다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인간은 말하고 싶지 않을 때 침묵할 수 있다.p.109~110'범죄자'가 '교도소'에 살아도 아무 말 없이 침묵하던 사람들이 '호모 미세라빌리스 '가 '심퍼시 타워 도쿄'에 살게 되자 무언가를 말하고 싶고. 그 상황을 말로 변환하고 싶어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사실이 역시 재미있다.p.137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달랐던 책이었다.마음 한켠에 도쿄타워를 떠올리고 있어서 그랬던건가?너무도 독특하고 낯선느낌의 소설이었다.주인공인 '마키나 사라'라는 인물ㅇㅣ 너무 독특해서 처음에는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고나 할까? 건축가이면서 언어학자 같기도 하고..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마키나 사라'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가타카나를 어려워하고 우리나라로 치자면 한글을 놔두고 괜시리 영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싫어하는듯한...자신이 내뱉는 단어와 문장들을 한번더 걸러주는 ai 같은 또다른 자신이 있는듯한..그러면서 건축에 관해서는 그저 타고났다고밖에 할 수 없을만큼 천재적인 능력..그런 '마키나 사라'가 디자인하고 건축한 '심퍼시 타워 도쿄'이 건물은 교도소다! 범죄자들의 인권을 위한 건축물이다!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주장을 펼치는 '마사키 세토'범죄자들을 동정하며 그들의 범죄에는 이유가 있고..그저 욕하기 보다 그들이 범죄자가 되어야만 했던 가정환경이나 주변 환경을 보고 가엾게 여기며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생활 환경을 만들어주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살아갈거라고 주장하며.. 그들을 범죄자가 아닌 '호모 미세라빌리스'라고 칭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을 '호모 펠릭스'라고 칭하며 '호모 미세라빌리스'의 주거 환경인 교도소.다른 말로 '심퍼시 타워 도쿄'를 지어 그들을 거주하게 하자고...대체 머리속에 뭐가 들은거지? 이 글을 읽으면서 단ㅇㅓ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작가님은 범죄자들을 위한 도쿄도 동정탑에 대한 틀을 만들고..그 이야기에 중점을 주기보다 언어에 더 비중은 두고 있는것 같았다.그래서 낯설었지만 매력적이었다.범죄자들의 행복을 위한 공간을 설계해야하는 마키나 사라. 가슴으로는 그런 장소가 지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건축학적으로 들어설 그 타워가 도쿄의 미래가 될 것임을 알기에 설계를 해야만 했을 그녀의 고뇌..결국 그 건축물을 설계함으로써 자신을 용서할수 없어 펜을 놔버린 그녀..건축물과 언어를 대하는 그녀는 너무도 멋있었고 또 인간적일수밖에 없었다.#도쿄도동정탑 #구단리에 #문학동네 #아쿠타가와상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