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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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에겐 이제 아이가 있다.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내 것 같은 아이였다. 청각 장애를 가진 아이. 도도와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그녀가 없는 데서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아이를 집에 데려왔지만 지금은 사랑 때문이었다. 똑똑한 아이였다. 예민하고. 아이는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듣지 못해도 모든 것을 이해하는 아이였고 날카롭고 반짝였다. 그리고 꼭 필요한 존재였다.
p.147

귀중한 가르침이었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서로 다른 것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 모셰는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모셰는 편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 '옛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아요.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많아요. 너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고요. 아마 나도 카우보이가 되어야 할까 봐요.'
p.215

"사는 동안 스스로에게 저지른 잘못을 영원히 기억할 수도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것을 잊고 살아갈수 있다면 용서만큼이나 잘된 일인 거예요. 난 당신이 누구였던지 상관하지 않아요. 무슨 짓을 했는지, 심지어 당신 이름을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어요. 나는 당신을 알아요."
p.263

잠든 순간에도 입술을 떨며 슬픔에 잠겨 있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사회주의자. 노조, 진보주의자, 정치와 기업에 대해 읽고 투쟁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던 것을 후회했다. '나는 미국인임이 자랑스럽다'라는 의미 없는 깃발을 위해 싸우는 대신 '나는 살아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다름이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 한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우월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 같은 인류이기 때문이다.
p.287


그들은 삶의 절름발이였다. 패티는 세상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다. 이 복잡한 난장판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살아남아야 했다. 그게 바로 현실이었다.
p.307

"정말 고마워. 몽키...팬츠."
p.483

이런 책의 문제점은 초반에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시대적 배경 설명으로 살짝 지쳐서 고민에 빠지게 만들다가... 어느 순간 이미 내용속으로 풍덩 온 정신을 담그게 만든다는거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오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거~~~~
유대인. 흑인. 각 나라에서 자유를 찾아 떠나온 이민자들이 함께 살고있는 펜실베니아 포츠타운의 작은 마을 치킨힐.
1972년 포츠타운의 한 우물에서 해골이 발견되고 그 해골의 주인을 궁금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의 마지막까지도 생각하지 못했었다가...끝에서야 드러난 해골의 실체..
아! 걸맞는 죽음이었구나 싶었다.
(띠지를 벗기면 나타나는 땅속의 해골!)
주인공이 누구지?라고 할정도로 이 책에는 주인공이 명확하지가 않고..
치킨힐에 살고 있는 모두가 주인공이며.. 그 모두가 작은 비중으로 등장하는듯 싶었다가 그들의 서사들이 결론은 청각장애를 가진 흑인 소년 도도를 구해내기 위한 일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과정에서 힘없는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위해 인종. 종교.장애. 할것없이 그냥 사람으로써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도 볼수 있고..그 당시의 미국의 모습이 얼마나 차별적이었고 자기 중심적이었는지를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어서 읽으며 분노폭발!
소아마비라는 장애가 있고 유대인에 경제적 어려움도 없어 치킨힐을 떠날수 있었음에도 그곳에서 이민자와 흑인 그리고 자신이 도움을 줄수 있는 모든이들을 도와주려 애썼던 당차고 아름다웠고 현명했던 초나.
그녀의 죽음에 가슴 아파 울고..
이 이야기의 중심에 그녀가 있었기에 도도를 구하기위한 마을 사람들이 하나가 될수 있었던게 아닐까..
청각장애의 흑인 소년 도도와 뇌성마비의 몽키팬츠를 보며 그 당시 장애인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경악했고.. 그 끔찍한 환경 속에서 우정을 나누는 둘의 모습이 얼마나 뭉클하던지...
읽으면서 울고 웃고 분노하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회사동료가 모든 감정이 다 들어있는 책인거 같다고~~^^;
처음은 살짝 힘들었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는 표지에 있는 그 많은 찬사들을 천프로 이해할수 있었다!
이젠 스티븐스필버그의 영화로 어떻게 탄생할지 기다려야지~~

#하늘과땅식료품점 #제임스맥브라이드 #미래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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