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재킷 창비청소년문학 127
이현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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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선에 가까운 곡선. 온 바다를 한눈에 보지 않는다면 알아채지 못할 만큼 완만한 곡선으로 너울지고 있었다.
p.107

"너는...... 괜찮아?"
태호가 물었다. 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안 괜찮다."
그러고는 바다의 누군가에게 말하듯 멀리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안 괜찮은데, 나는 원래 안 괜찮은 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p.113

아니, 아빠는 몰랐다. 바다는 한결같아 보이지만, 그날의 바다는 달랐으니까. 어떤 날도 같은 바다는 없으니까. 그래도 류는 억지로 조금 웃었다.
p.247

이야기와 삶은 달랐다. 삶은 마음에 드는 설정만 폴골라 편집할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다는 천우신조호였고 장진이었고 장진의 엄마였다. 호주의 바다는 부산의 바다였고 그 섬의 바다였다. 이야기와 삶은 달랐다. 삶의 이야기는 만드는게 아니었다.살아 내야 하는 거였다.
p.250


충격이었다..
장난처럼 시작된 '우리 요트 탈래?'라는 인스타 스토리로 시작된 아이들의 일탈아닌 일탈이야기가 이렇게 까지 무겁게 다가올지 몰랐다.
'천우신조호'라는 이름의 요트가 있었을 정도로 부유했던 천우의 집이 한순간에 망해서 부모님은 도망가고 자신은 큰아버지댁으로 이복동생 신조는 이모집으로 떠나기로 한날..요트에 붙어있던 가압류 딱지를 떼버리고 인스타 스토리에 작년에 찍었던 사진과 함께 '우리 요트 탈래?'라는 글을 올린다.
진짜로 요트를 타고 떠날 생각은 아니었다.. 누군가 그 스토리를 보고 찾아올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자신 역시 큰아버지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했었기에..
그러다 돌아온 선착장에는 자신의 절친인 모범생 노아. 얼마전 전학온 태호. 여동생 신조와 같은반 장진이 있었고 고은의 절친인 류마저 합세하여 결국 요트를 출발시키게 된다.
하지만 인생이란게 내가 바라는 대로만 되는게 아니듯..집안에 문제가 생기며 관리도 안하고 계속 세워만 놨던 요트의 엔진이 꺼져버리고.. 아빠가 요트 딜리버리여서 요트에 대해 잘 안다는 류와 자격증까지 있는 신조도 해결할수 없었고.119에 구조요청을 하려다 압류 통보장을 떼어 낸 것때문에 망설이고..그러던 와중에 안개는 짙게 휩싸이고 핸드폰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바다 한가운데 표류하게 된 요트와 6명의 아이들..
스스로 다 컷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호자가 필요하고 보호자 아래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부모가 도망친 천우에게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명의식 같은게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천우는 스스로 선택을 했고..남은 아이들 역시 이젠 선택을 해야하지 않을까..
장진의 어머니에게 그날의 일을 얘기할지..아니면 평생을 그 순간의 기억에 잠식되어 살아갈지...
아이들의 구명조끼가 되어준 천우
#플랙스_릴랙스

#라이프재킷 #이현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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