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심 바보인가?책을 읽으면서까지도 '쓰게 될 것'이 글을 쓰다의 쓰게 될 것이라는 단 한가지 생각만했다.쓰다라는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가 이렇게도 많은데도 말이다.쓰다 1.연필 등으로 획을 그어 모양을 이루다.작성하여 이루다.2.무엇을 하는 데에 들이거나 기울이다.3.머리에 얹어 덮다.몸에 덮거나 가리다4.시체를 묻어 만들다.5.소태나 쓸개의 맛과 같다. 달갑지 않고 언짢거나 괴롭다.몸이 좋지 않아서 없는 상태에 있다6.'하다'의 비표준어7.'켜다'의 방언8.감정과 생각을 글자로 표현하다. 짐작과는 다른 것이 나타난다.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최진영사전)역시 최진영작가님! 여덟편의 소설들이 하나같이 다 이렇게 좋을일이냐고요~~약간 순한맛 소설집인듯한 느낌적인 느낌 ^^;최진영 작가님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녹아 있으면서도 장편소설들과는 다르게 살짝 순화된 느낌들의 소설도 있어서 다채로운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전쟁을 겪었던 할머니와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세상이 정한 잣대들과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결국 다수와 다를바가 없었던 이야기..일곱번의 사랑끝에 결혼한 43세의 서진과 청소년인듯란 이은율과의 대화.헤어져야 사랑인 줄 알고 이별했던 나의 첫사랑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더 잘해주겠다고 말하는 은율. 둘의 대화가 왜이리 좋았을까..봄과 여름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 팩폭 제대로 날려주시는 작가님. 봄이가 아빠한테 얘기할때 진심 박수쳤음!편집된 유전자로 태어나 미래의 모습까지 계획된 내가 진정한 나의 쓸모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이야기.한 가족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보이는 다양성(?) 자신들만의 가치관 등을 엿봤고..태어난 아이를 키우며 엄마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에서는 나와 엄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마지막 홈 스위트 홈. 암으로 죽어가는 내가 선택한 내 죽을 자리..괜시리 감정이입되는 소설이어서 좋았다.최진영님의 단편소설들로 색다름을 느꼈는데..나는 개인적으로는 진~~한 색채가 물씬 나는 작가님의 장편소설을 더 애정하는걸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아기 새가 떨어졌던 자리에 방석을 내려놓고 둥지를 올려다봤다. 방석에 떨어진다면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 있다면, 고양이를 피하려다가 첫 날갯짓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가능성을 만들고 싶었다. p.024그걸 가지고 있으면 결국 쓰게 될 거야. 남에게든, 나에게든.p.036나는 분위기를 믿지. 분위기를 만드는 건 사람. 그럼 사람을 믿어야 하나? 믿는다는 건 대체 뭐지?p.073실직과 재취업을 겪으며 모부는 깨달았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AI가 대신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AI가 할 수 없는 일뿐이다. 이를테면 자연적인 출산과 성장, 노화와 죽음 같은 것.p.167다수가 진실이라고 믿으면 거짓도 진실이 되니까.p.183코뮌은 가난한 곳이잖아요. 그럼 돈 받고 하는게 낫지 않아요? 가난의 정의부터 내려야 할 것 같은데요?코뮌에서는 정말 배아 디자인 안 해요? 질병 제거도?기본적인 건 합니다. 기본 이상을 안 하는 거지.p.187이제 결혼이나 출산은 당연한 라이프 스테이지가 아니야. 엄청난 도전이라고.p.212시간은 발산한다. 과거는 사라지고 현재는 여기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무언가가 폭발하여 사방으로 무한히 퍼져나가는 것처럼 멀리 떨어진 채로 공존한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할 뿐. 미래는 어딘가에 있다. 쉽사리 볼 수 없는 머나먼 곳에.p.262나는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다는 뜻이다. 죽음을 죽음 자체로 두기 위해 오래 바라볼수록 두려움보다 슬픔이 커졌다. 두려움은 막연했으나 슬픔은 구체적이었다. 거기 나의 희망이 있었다.p.277#쓰게될것 #최진영 #최진영단편소설 #안온북스